승차ㆍ숙박 공유, 피해 보는 계층에 합리적 보상체계 마련해야
“호주ㆍ미국 우버택시, 승객당 1달러씩 모아 기존 택시기자 지원”
자영업자 대책엔 “환산보증금 상한선 인하 검토”
김동연(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제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혁신성장의 한 부분으로 추진하는 공유경제를 마치 정부에서 규제를 풀어 모두 허용해주겠다는 것으로 이해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유경제는 한계생산비가 거의 제로화가 돼 추가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생산할 때 비용이 들지 않는 부분에 불가피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허용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리는 “현행 제도에는 이미 형성된 보상 체계가 있다”며 “공유경제도 무조건 규제를 풀 것이 아니고 이와 같은 보상 체계를 건드릴 때 그로 인해 손해 보는 계층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이 같이 따라와야 한다”고 밝혔다. 승차공유, 숙박공유 등 공유경제는 기존 보상체계를 무너뜨려 피해를 보는 계층이 생기는 만큼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간 공유경제 관련 규제완화는 이해관계자들의 반대가 거세 오랜 기간 갈등만 지속돼 왔던 부분이다. 실제 차량공유 서비스 도입도 영업에 당장 타격을 받는 택시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공유서비스 ‘우버엑스’는 택시업계 등 반대와 단속ㆍ수사 등을 통한 당국의 압박에 한국 내 서비스를 포기했다. 출퇴근 시간대 카풀 서비스를 하는 벤처기업 ‘풀러스’도 구조조정에 내몰렸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공유 서비스 역시 규제 개선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호텔 등 숙박업의 반발에 막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호주나 미국의 경우 우버택시 기사들이 승객당 1달러를 걷어 기금을 만들어서 기존 택시 기사들을 도와줬다”며 “우리도 공유경제 문제에 대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게 아니라 여러 합리적인 보상을 포함한 대책을 같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격진료 허용 등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이 왜 반대하는지 분석하고 혜택을 받는 분들은 어떤 층인지 봐서 보상체계를 조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여기에 기득권층과 새로 진입하는 그룹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편익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인 자영업자 지원 대책과 관련 김 부총리는 환산보증금 상한선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환산보증금은 상가임대차보호법 상 보증금과 월세 환산액을 합한 금액이다. 이를 바탕으로 세입자에 대한 보호 범위를 구분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6억1,000만원, 수도권과밀억제권역은 5억원, 광역시 2억4,000만원, 그 밖의 지역은 1억8,000만원이 상한이다. 이 상한을 넘게 되면 건물주가 월세를 올리는 데 제한이 없다. 특정 지역에 사람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하는 상권의 경우, 환산보증금이 한도를 넘는 곳이 적잖다. 점포 임대차 갈등으로 세입자가 건물주를 폭행한 이른바 ‘궁중족발 사건’도 이와 무관치 않다. 환산보증금 상한을 인상할 경우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게 돼 자영업자의 월세 인상 부담이 한층 줄어든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안정자금과 근로장려금을 지원하는 근로장려세제(EITC)를 통해 자영업자 지원을 확대하고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소상공인 페이 등도 추진한다”며 “점심시간 등에 상가 도로변 주차단속 금지, 일정 시간 동안의 옥외영업 등 작은 문제들도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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