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표 최용석,류상미 참고인 조사
경찰, 조직적 사기 여부 집중수사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내세운 투자사기 의혹을 받는 신일그룹 최용석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가 보물선인지 아닌지 실체 규명에 들어간 경찰이 관련자들을 무더기 소환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박을 인양하겠다면서 막대한 투자금을 모은 신일그룹(현 신일해양기술) 경영진이 의도적으로 투자자들을 속였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이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9일 신일그룹 전 대표 최용석ㆍ류상미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류씨는 신일그룹을 실질 운영하고 사기를 기획한 의혹을 받는 ‘싱가포르신일그룹’ 류승진(가명 유지범) 전 회장의 누나로 알려진 인물이다.

경찰은 일단 이번 사건이 류 전 회장 일가와 지인들이 조직적으로 벌인 사기 사건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류 전 회장은 별건 사기 혐의로 경찰 수배를 받던 중 2014년 베트남으로 도주했고, 10년 전쯤에는 사기 혐의로 의정부교도소에서 복역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날 소환 조사를 받은 최씨는 당시 류씨와 함께 복역한 교도소 동기로 알려졌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류 전 회장이 ‘신일그룹 박성진 홍보팀장’ ‘송명호 싱가로프신일그룹 회장’ 등으로 일인다역을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찰은 류 전 회장이 친인척 명의 계좌로 투자금을 모았다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 계좌 흐름을 분석해 이들 일가의 조직 내 역할 분담을 파악할 계획이다. 류 전 회장은 현재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수배를 받고 있다.

경찰은 더불어 신일그룹이 투자금을 유치해 발행한 신일골드코인(SGC)이 가상화폐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가상화폐 투자 빙자 사기’라는 것.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코인이라면 갖춰야 하는 ‘백서(코인의 성격과 계획, 발행수량 등을 담은 문서)’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일그룹은 지난달 15일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근처 해역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하고 SGC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돈스코이호를 먼저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업체가 투자 사기가 의심된다며 류 전 회장과 류모 신일국제거래소 전 대표(구속)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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