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 때문에 에어컨 못 틀기도… 스타와 팬들 ‘혹서 기부’ 잇따라

보컬그룹 동급생 멤버인 허성정이 지난달 24일 홍익대 인근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그늘 한 점 없는 뙤약볕에 휴대폰을 놔뒀더니 갑자기 기기가 꺼져 공연이 중단됐다. 과열로 꺼진 휴대폰에는 MR(반주만 녹음된 음원)이 들어 있었다. HF뮤직컴퍼니 제공

화제의 드라마 tvN ‘미스터 션샤인’에 출연하는 배우 A씨는 요즘 얼음팩을 몸에 달고 산다. 폭염에 여러 옷을 겹쳐 입는 한복을 입고 충남 논산 등에서 야외 촬영을 해야 해 얼음팩 없인 뙤약볕 아래 오래 버티기 힘들어서다.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촬영 현장에 나선 배우들에게 휴대용 손 선풍기는 필수품이 됐다. 카메라 앞에 설 때 성별 가리지 않고 모두 두꺼운 분장을 하다 보니 땀으로 분장이 번지지 않기 위해 골프장에서 주로 쓰는 대형 양산 등으로 볕을 피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에어컨이 설치된 실내 촬영이라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기계 돌아가는 굉음이 현장 녹음을 방해해 때론 에어컨을 끄고 촬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찜통이 된 촬영장에 얼음물은 기본. 올해 개봉을 앞둔 영화 제작 관계자는 “배우와 스태프 탈진을 막기 위해 촬영장에 소금도 준비해 둔다”고 귀띔했다.

무더위에 취약한 곳 중 하나가 바로 야외에서 하는 음악축제다. 볕이 가장 뜨거운 오후 2~3시 그늘 한 점 없는 곳에서 한 시간 넘게 몸을 흔들다 보면 탈진하기 쉽다.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잠실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미국 래퍼 켄드릭 라마의 공연도 해가 진 뒤 오후 8시부터 시작됐지만 워낙 기온이 높아 20여 명이 넘는 관객들이 탈진해 안전요원의 도움을 받고 공연장 밖으로 빠져 나왔다.

올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의 2016년 공연장 인근 모습. 펜타포트록페스티벌 제공

예년보다 맹위를 떨치는 폭염에 행사 주최측은 비상이 걸렸다. 올해 유일하게 열리는 록 음악페스티벌인 펜타포트는 관객의 온열 질환 속출을 예방하기 위해 행사장에 살수차를 상시 운영한다.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공연장 곳곳에 물을 뿌려 더위를 식히려는 계획이다. 펜타포트 관계자는 “111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이라고 해 무대 바로 앞에 몰린 관객의 탈진과 일사병을 막기 위해 계속 물을 뿌릴 예정”이라며 “에어컨을 설치한 별도의 휴식 공간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아이돌그룹 워너원 멤버 강다니엘 팬들이 노인복지관에 선풍기 120대를 후원하고 받은 후원 증서와 그들이 보낸 선풍기 사진. 다니엘닷컴 제공

무더위에 장사 없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 어려운 더위가 연일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에선 혹서 피해 이웃을 돌아보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아이돌그룹 동방신기 멤버인 최강창민은 지난달 31일 서울주거복지센터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 서울주거복지센터에 따르면 최강창민은 “무더위로 고통받는 취약 계층분들께서 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다”며 기부의 뜻을 전했다.

스타의 선행은 팬들에게로 이어졌다. 아이돌그룹 워너원 멤버인 강다니엘 팬카페 다니엘닷컴 회원들은 부산 영도구 노인복지관에 선풍기 120대를 최근 전달했다. “홀로 사는 노인들이 뜨거운 여름을 이겨내시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과 함께였다. 강다니엘 팬들이 선풍기를 후원한 영도구는 강다니엘의 고향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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