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 2008년부터 시작
42회 실험 16차례 효과 거둬
양영석 기자 =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이 계속된 7일,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이 대전 도심 한 거리에 놓인 대형 얼음 위에 올라 더위를 식히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너무 덥습니다. 인공강우라도 (내리게) 해서 열 좀 식혀 주세요. 사람뿐만이 아니라 과일, 채소들도 말라 죽고 있습니다. 시급합니다.” “인공강우 부탁 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7일 기준 전국 95개 공식 기상 관측소 가운데 60군데가 올 여름 들어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사상 최악의 폭염이 한반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인공강우를 통해서라도 열기를 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상당국에 대한 질책과 함께 인공강우 시행을 촉구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기상당국은 인공강우를 통한 폭염 해소가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공강우란 이미 형성된 비 구름에 인위적으로 ‘구름 씨’ 역할을 하는 빙정핵(요오드화은)을 살포해 빗방울을 만드는 것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37개국이 인공강우 연구를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자원 확보 및 산불방지 등이 목적이다. 미국은 서부지역 인공증우 프로그램을 통해 비의 양이 15~20%의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70년 간의 인공강우 노하우를 보유했다는 중국의 경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인접한 비구름에 미리 구름 씨를 뿌려 사라지게 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2008년부터 본격 연구에 착수, 지난해까지 총 42회의 실험을 진행해 16회(38%)에서 효과를 거뒀으며 한번에 1㎜ 정도 증가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비구름대 형성 안 되면 불가능
성공해도 좁은 지역에 찔끔
외국서도 폭염 해소 사례 없어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술력 부족과는 별도로 인공강우를 통한 폭염 해소는 규모 등의 한계로 아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종철 국립기상과학원 응용기상연구과장은 “인공강우를 위해서는 반드시 비구름대가 먼저 형성돼 있어야 하는데 올해처럼 건조한 폭염에서는 조건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며 "성공해도 아직은 좁은 지역에 적은 양만 가능해 달궈진 대지를 식히기에 부족하고, 내리다가 대기 중으로 다시 증발해 버릴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하 과장은 “아직 다른 나라에서도 폭염 해소를 위해 인공강우가 시도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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