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냄새도 심각…약 뿌려 닦아내야

“엘리베이터가 강아지 화장실인가요? 개가 자기 집에 오줌을 싸놔도 안 치울 겁니까?”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 A(40)씨는 얼마 전 초등학생 딸이 엘리베이터 바닥에 고여 있던 반려견 소변에 미끄러져 넘어졌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여름이라 냄새도 심해 다른 주민들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신고했고, 다음날 1층 엘리베이터 버튼 옆에 ‘엘리베이터 안에 강아지가 오줌을 싸지 않도록 유의해달라’는 경고 문구가 붙었다.

서울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버튼 옆에 붙은 반려견 소변 주의 경고문. 제보자 A씨 제공

반려견이 아파트 공용공간에서 용변을 보는 일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건 이곳뿐만 아니다. 경기 지역의 한 아파트 입주민 인터넷 카페에는 사진과 함께 ‘개가 실수는 할 수 있지만 바로 치워야 한다. 대신 치우곤 했는데, 자주 이런다’는 글이 올라왔다. 경기 김포, 세종, 충남, 강원, 전북, 부산 등 전국의 아파트 입주민 카페에도 유사한 내용의 글들이 수년 전부터 끊이지 않는다.

경기 H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반려견이 소변을 본 흔적. H아파트 인터넷 입주민 카페 캡처

서울의 아파트 주민 B(45)씨는 “반려견 주인이 치우지 않으면 결국 청소하시는 분들이 닦아야 하는데, 그분들은 무슨 죄냐”면서 “개가 배변을 하면 그 주인이 치우는 건 상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보호법은 ‘소유자 등은 등록대상동물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중략) 배설물(소변의 경우에는 공동주택의 엘리베이터ㆍ계단 등 건물 내부의 공용공간 및 평상ㆍ의자 등 사람이 눕거나 앉을 수 있는 기구 위의 것으로 한정한다)이 생겼을 때에는 즉시 수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반려견들이 산책을 하면서 여기저기 소변을 찔끔거리는 것은 다른 반려견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본능이다. 한 마리가 시작하면 다른 반려견들로 급격하게 확산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엘리베이터 같은 공용공간에 반려견이 소변을 보는 것은 그들의 소통 방법이다. 설채현 ‘그녀의 동물병원’ 원장은 “‘나는 이런 아이고, 여기는 나의 공간’이라는 표현”이라며 “한 아이가 소변을 보기 시작하면 다른 아이들도 소변을 보게 되는데, ‘마킹을 시작했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킹은 본능이기 때문에 막기가 쉽지 않다”면서 “엘리베이터에는 품에 안고 타는 등 키우는 사람이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반려견이 공용공간에 소변을 봤다면 휴지나 걸레로 닦아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반려견의 후각이 워낙 예민해 소변 흔적만 있어도 ‘마킹’ 행위를 하기 때문이다. 설 원장은 “오줌 냄새까지 지우는 효소 제재로 닦아내야 한다”면서 “불빛을 비추면 오줌 자국이 나타나는 제품으로 확인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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