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財)야의 고수를 찾아서] <21>필명 ‘아기곰’… 부동산 멘토들의 멘토 문관식 칼럼니스트

문관식 부동산 칼럼니스트가 얼굴 공개를 대신해 사용하는 ‘아기곰‘(필명) 대표 이미지. 그는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부동산 현장을 가야 할 일이 많은데 얼굴이 알려지면 공인중개사들의 의도가 개입돼 왜곡이 생길 수 있다”며 얼굴 공개를 거부했다.

‘아기곰’이라는 필명을 쓰는 문관식(57) 칼럼니스트는 ‘1세대 부동산 투자가’로 꼽힌다. 그가 부동산 투자관과 집값 등락의 원리 등을 망라한 2003년 저서 ‘How to Make Big Money’를 읽은 이들이 어느덧 각종 부동산 관련 방송에서 고수로 불리고 있다. 그의 저서는 절판된 뒤 중고서적이 더 비싸게 팔리는 기현상이 벌어지다 지난해 5월 ‘재테크 불변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개정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아기곰 재테크’는 부동산 관련 동호회 최다 회원수(6만명)를 자랑하고, 블로그 ‘부동산 산책’도 3만명에 육박하는 팬을 갖고 있다.

문 칼럼니스트는 건축학을 전공하고도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좋아 1987년 정보기술(IT) 업계에 발을 들여놓고 한 때 800명의 직원을 거느린 미국 IT 업체의 사장으로 일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그러나 직장생활 내내 부동산 관련 저서와 관련된 원고를 틈틈이 작성하고 통계치를 모으는 작업을 벌였다. 그는 지금도 부동산 투자 성공의 원칙에 대해 ‘왕도가 없고 성실함이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문 칼럼니스트는 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부동산 투자서는 아무리 잘 써도 저자의 80~90% 지식과 정보를 담을 뿐이어서 이를 토대로 투자하면 만년 2등일 수 밖에 없다”며 “평소 꾸준히 자신만의 부동산 공부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공부란 지천에 깔린 부동산 정보의 홍수에서 나만의 정보만 추리는 작업을 뜻한다. 그는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한국은행 통계 ▦한국감정원 분석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센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등을 자주 접속해 볼 것을 조언했다. 또 자신이 거주 혹은 투자하고 싶은 지역과 관련된 정보는 엑셀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따로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칼럼니스트는 “단 한번도 돈을 주고 부동산 정보를 산 적이 없다”며 “언급한 기관의 자료들만 정리해도 남들 말 듣고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성공적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 정책은 계속 압박 기조인데 시장은 예상을 뒤엎고 계속 상등하고 있다.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핵심을 어떻게 추릴 수 있나.

“먼저 기사 등 가공된 정보에서 인용한 원본 자료를 찾아 읽어야 한다. 휴가 기간에 몰아서 부동산 책을 읽을 게 아니라 일주일에 한 두 시간씩 관심 있는 지역과 관련된 원본 정보를 엑셀 파일에 담아야 한다. 고급 엑셀 기술을 쓸 것도 없다. 관심 지역 관련 시세, 집값 상승률 등 수치를 넣고 정리만 해도 기사나 시중의 언급보다 2,3주 먼저 집을 살지 말지 감이 올 것이다.”

-정보를 추리는 방식의 예를 들어 달라.

“각종 기사에서 8ㆍ2 대책 이후 강남4구가 올랐다고 언급했다고 치자. 그런데 나는 서울 광진구나 영등포구에서 살고 싶거나 투자하고 싶다. 이 경우 KB국민은행 홈페이지 등에 들어가 서울 25개 구와 관련된 정보를 따로 엑셀 시트로 만든다. 꾸준히 정보를 넣다 보면 내가 필요한 특정 시점과 집값 흐름만 따로 도출할 수 있다. 기사에는 언급된 적이 없지만 광진구는 지난해 8월부터 1년 간 10.8%나 집값이 올라 전국 6위를 기록했고 투자수익률(전세를 안고 부동산 투자 시 투자금 대비 수익 비율)도 40.9%로 5위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영등포구는 같은 기간 11.4% 집값 상승으로 광진보다 순위는 높지만, 투자수익률만 보면 36%로 10위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현 시점에선 광진구가 영등포구보단 매력적인 투자처란 결론에 도달한다.”

-정보는 취합됐다. 이후 매매 결정까지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나.

“관심 지역의 공급과 수요 현황을 살펴봐야 한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은 곳을 고르고, 국토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미분양 상황도 확인해야 한다. 그 다음은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에서 일자리 정보를 알아본다. 단순히 일자리가 느는 곳이 아니라 증가 추세에 있는 지역을 골라야 한다. 이후 각자 개인 사정에 따라 직주근접 여부와 학군 등의 상황을 대입해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게 좋다.”

-관심 지역 정보를 포함해 거시 경제 흐름 파악도 중요하다고 하는데 사실 이게 일반인들에겐 어렵다.

“국제 자산 시장과 한국 주택 시장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부동산 수요와 공급의 추세를 파악해야 한다. 한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수출 및 서비스 지수 등이 나온다. 그걸 보면 현재 한국 경기 흐름이 투자를 해도 되는 상황인지 가늠된다. 신문을 보면 금값 흐름과 미국 다우지수도 나온다. 미국 부동산 시장 흐름도 이젠 인터넷 검색으로 알 수 있다. 현재 한국 집값이 오르는 것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지난 6년 동안 미국의 집값 상승률은 한국 아파트의 3,4배에 달한다. 그런 흐름이 반영된 것이다. 국내 정책만 보지 말고 이런 부분까지 감안해야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투자가 가능하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부동산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

“부동산 투자를 주식처럼 하니 수익이 나지 않는 것이다. 부동산은 자산을 담는 그릇이다. 열심히 일해 번 소득을 돈의 가치 하락이라는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그릇이 부동산이다.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지 말고 저축한다는 생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면 수익은 자연히 발생한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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