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순옥 서울시장애인수영연맹 회장

12년 전 마라도~제주 횡단 후 구상
25일 잠실서 12회째 한강건너기
“비장애인들도 참가할 수 있어요”
2016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3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서울시선수단 해단식에서 우순옥 서울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순옥 회장 제공

“스스로 장애가 있는 몸으로 마라도에서 제주까지 횡단 수영을 한 뒤로 제 인생이 바뀌었어요.”

올해로 12년째 ‘장애인수영 한강건너기 대회’를 준비 중인 우순옥(54) 서울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은 2006년 마라도~제주 수영횡단을 인생의 변곡점으로 꼽았다. 그는 “4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왼쪽 다리가 불편한 상태에서 15㎞ 횡단수영에 성공했다”며 “그때 가지게 된 용기와 자신감을 다른 장애인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12년간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장애인수영 한강건너기 대회를 개최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 회장은 2002년 처음으로 수영복을 입었다. 그 해 3월 서울 신월복지관에서 여성장애인들을 위해 하루 한 시간 신월문화센터 수영 레일을 개방해주는 공동모금 사업을 따온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우 회장은 다른 장애인들과 함께 10개월간 즐겁게 수영을 배웠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종료되자마자 수차례 시련이 닥쳤다. 그는 “공동모금 프로그램 동안은 괜찮더니, 그 기간이 끝나자 장애인들은 돈을 내고 등록을 했는데도 비장애인 회원들이 보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수영을 할 수가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장애인을 대하는 사회의 시선을 다시 절감한 우 회장은 이후 지인들의 도움으로 양천구민체육센터에서 수영을 꾸준히 배웠고, 마라도 해협횡단을 무사히 마쳤다. 그는 “그때의 감격은 말로 다할 수 없다”며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었다”고 소회했다. 자신감을 얻는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제1회 장애인수영 한강건너기 대회를 구상했다.

첫 3년간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장애인들이 한강에서 수영을 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위험하다고 도움을 주려 하지 않았다”며 “서울시장애인체육회가 예산을 안 내려 보내 줘 자비로 대회를 치르기도 했고, 인명구조대도 위험하다고 행사참여를 기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국내보험사들이 행사참여를 기피하는 바람에 외국 보험사를 통해 대회 보험을 들기도 했다.

난관을 극복하고 2007년 8월 300명이 참가한 제1회 한강 건너기 대회를 무사히 치러내자 조금씩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1회 대회가 좋은 성과를 거두자 서울시 지원으로 국제 대회까지 준비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위단체인 대한장애인수영연맹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중앙과 협의하지 않고 서울장애인수영연맹이 독자적으로 대회를 추진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대한장애인수영연맹은 서울장애인수영연맹의 승인을 취소했고, 우 회장은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우 회장은 “큰 대회를 준비하면서 서로 도와야 할 마당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언젠가 진실이 통할 것이라 믿었기에 묵묵히 대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2010년 법원 조정으로 승인취소는 무효화됐고, 우 회장 역시 직무에 복귀했다. 한강 건너기 대회 역시 완전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올해는 이달 25일 오전 10시 한강 잠실지구에서 제 12회 대회가 열린다. 잠실지구에서 출발해 뚝섬지구까지 1.6㎞를 수영하는 것으로, 2㎞를 완영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접수는 이달 8일까지 받는다.

장애인 100여명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200여명도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우 회장은 “장애인만 참가하는 행사는 의미가 없다”며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리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비장애인들이 장애를 바라보는 인식개선의 기회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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