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착각으로 체온 상승…고열에 땀 없으면 응급상황

폭염 때문에 기온이 높은 야외에서 어지럽거나 머리가 지끈거린다면 바로 시원한 곳을 찾아 들어가야 한다. 이 단계가 지나면 우리 몸이 착각에 빠져 체온이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간다. 결국 치매 증상을 보이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온열질환자는 2,355명으로 이 중 29명이 사망했다. 폭염의 절정인 8월 이전에 이미 사망자가 지난해 여름 전체(11명)의 두 배를 넘어선 것이다. 당분간 폭염이 지속할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온열질환은 열탈진(일사병), 열사병, 열실신으로 나눈다. 김유미 질병관리본부 미래감염병대비과장은 3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을 통해 “열탈진은 땀이 굉장히 많이 나는데 비해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다. 열사병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굉장히 심대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실내에서 온열질환이 발생한 경우도 16%나 되기 때문에 집안에 있더라도 냉방기기를 잘 켜고 물을 많이 마시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망률이 매우 높은 열사병에 이르지 않으려면 ‘전조증상’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강희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 방송을 통해 “더위에 노출돼서 어지럽다, 머리가 아프다, 속이 메슥거린다, 토할 것 같다, 좀더 심하게는 복통이 있다. 이런 급성기 증상이 있다면 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더운 날씨에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소위 '더위 먹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시원한 곳을 찾아 들어가야 한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 열사병에 걸려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만약 이런 급성기 증상을 무시하고 계속 일을 하면 몸이 착각을 일으켜 체온을 계속 올리게 된다. 강 교수는 “체온이 높다고 느껴서 일을 그만하도록 내 몸에서 명령했는데 계속 일을 하면 몸에서 착각을 일으킨다”며 “이는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온을 계속 올려 온몸의 모든 균형이 깨지는 것이 열사병”이라고 설명했다. 열사병은 모든 장기에 영향을 줘 치매, 마비, 급성 신부전, 급성 간부전 등을 유발한다.

열사병 환자의 특징은 땀이 나지 않는데 몸이 뜨거운 것이다. 강 교수에 따르면 이런 증상이 있다면 응급상황이다. 바로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어떤 형태로든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한다. 강 교수는 “물로 씻어내거나 물을 뿌려줘서 내 몸의 착각을 이겨내지 않으면 바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덥다고 아이스 커피나 맥주를 들이키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커피의 카페인과 술은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해 탈수를 일으킨다. 강 교수는 “커피는 몸이 정상일 때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마셔야 한다”면서 “커피보다 훨씬 나쁜 것은 술”이라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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