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설립해
3340명에게 25억원 장학금 지원
방학 땐 글로벌 문화체험단 운영
금융교육^합동결혼식 사업도 펼쳐
손태승(우리은행장ㆍ두 번째 줄 가운데)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다문화 장학생 430명에게 총 6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번에 선발된 장학생은 30개국 출신 초중고 및 대학생으로 각각 60만원~5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제공

서울의 한 예술고등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하는 A군(19)은 한국인 아버지와 케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를 닮아 검은 피부에 곱슬머리여서 외국인으로 오해 받곤 하는 A군은 초등학생 시절 어머니를 뇌출혈로, 아버지를 사고로 여의었다. 불우한 성장기를 위로해주는 건 영화다. 명배우들처럼 연기를 통해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A군은 정식 교육도 없이 연기 연습에 매진한 끝에 예고에 진학했다. 기쁨도 잠시, 방과후 수업, 특기적성 수업 등에 드는 학비가 A군에게 고민을 안겼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나. 때마침 우리다문화장학재단에서 특별한 재능을 지닌 다문화 학생을 돕고자 신설한 특기 장학금의 수혜자로 선정된 것이다. 덕분에 A군은 훌륭한 연기자로 성장해 다문화 동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꿈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

2012년 우리은행을 비롯한 전(前) 우리금융 계열사들이 2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공익법인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이사장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이처럼 다문화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 이주여성을 비롯한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교육 및 장학, 복지지원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재단은 다문화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장학금을 학비 외에 교통비, 기숙사비 등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수혜 학생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 재단은 출범 이후 10차례에 걸쳐 다문화가족 자녀 3,340명에게 25억7,3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육상, 농구, 사격, 미술, 음악, 어학 등에 소질이 있는 다문화 학생들이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 훈련, 자격증 취득, 대회 출전 등의 비용으로 쓸 수 있는 특기 장학금을 신설해 지원하고 있다.

매년 여름방학 기간엔 중‧고등학생 다문화 자녀 20명과 재단 대학생 장학생 10명으로 구성된 ‘다문화 자녀 글로벌 문화체험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5회를 맞은 이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은 글로벌 역사 및 문화 이해 교육, 한국문화 공연 준비 등 다양한 사전교육을 받은 뒤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해외 문화를 체험하고 봉사 활동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 일체의 경비는 재단에서 지원한다. 올해는 캄보디아를 방문해 역사, 문화, 생태를 탐방했고, 우리은행 현지법인인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를 견학하며 캄보디아와 아시아 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체험단은 또 빈곤 아동을 위한 식사 조리 및 배식 활동, 태권도ㆍ케이팝댄스 등 한국문화 공연 등으로 구성된 현지 봉사 활동을 통해 현지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지난달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다문화부부들의 합동결혼 행사인 ‘제7회 우리웨딩데이’를 개최했다. 손태승(앞줄 가운데) 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이 다문화부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제공

재단은 다문화가족의 삶의질을 높이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우리태권도교실’은 다문화 자녀의 부적응 문제를 치료 차원에서 접근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자녀가 가족과 함께 참여해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식구들이 함께 태권도를 배우면서 한국의 전통과 예절을 배우는 과정에서 가족관계를 돈독히 하고 자녀의 정신적ㆍ신체적 능력을 향상할 수 있어 다문화가족들의 호응이 높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부부를 위한 합동결혼식 ‘우리웨딩데이’도 재단의 대표적 사업이다. 지금까지 7차례 행사를 통해 70쌍의 부부에게 피로연부터 신혼여행까지 결혼비용 일체를 지원,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손태승 행장이 직접 주례를 맡아 다문화 부부의 행복과 안정적 정착을 기원하고 있다.

금융권 공익재단의 장점을 살려 다문화가족의 금융 교육도 지원한다. 다문화 교육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경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교재를 제작해 주요국 언어로 번역 제공한다. 또 결혼이민자를 위해 플라워아트, 가죽공예, 필라테스 등 문화 강좌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 자녀의 교육 지원을 위해 유ㆍ초등학생 자녀의 합창 교육과 공연 활동을 지원하는 ‘우리다문화어린이합창단’, 중ㆍ고등학생 자녀들이 케이팝댄스, 사물놀이, 뮤지컬, 퍼포먼스 등을 배울 수 있는 ‘우리스쿨(WOORI School)’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2014년 서울시와 5년간 20억원 규모로 다문화가족 지원사업 공동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민관 공동사업의 우수 모델로도 주목 받고 있다. 이듬해엔 출범 이후 4년간 다문화가족 1만8,000명에게 교육, 문화, 복지 지원을 제공하며 성공적 한국생활 정착과 사회통합에 기여한 공로로 여성가족부장관 및 서울시장 표창을 받았다.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손태승 행장은 재단 설립 때부터 태스크포스팀(TFT) 총괄을 맡아 금융권 최초로 다문화가족을 위한 공익재단이 출범하는 데 산파 역할을 했다. 손 행장은 “사회공헌 사업의 새로운 모범사례로 성장시키겠다는 설립 당시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다문화가족과 소외계층을 위한 ‘더큰금융’ 실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다문화가족이 문화적, 언어적 차이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자녀들을 올바른 세계관을 지닌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에 앞장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