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카톡방담] '노회찬 추모 열풍'

#1

“대체할 수 없는 정치인 잃었다”
기성 정치 환멸도 추모 열풍 요인
그를 옭아맨 정치자금법 개정 탄력

#2

민주당 8ㆍ25전당대회 비전 실종
‘親文ㆍ新文’ 변질된 경쟁 꼴불견
국민 원하는게 뭔지부터 생각하길

#3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연일 거대담론… 대선주자급 행보
쇄신안은 언제 내놓으실 건가요
지난달 26일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의 추모문화제가 열린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 앞에서 만석으로 입장하지 못한 한 추모객이 ‘당신의 꿈, 당신의 뜻 우리가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에 얼굴을 파묻은 채 노 전 원내대표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정치권은 현행 정치자금법의 취약점을 되돌아볼 숙제를 붙들게 됐다. 정치인과 이권의 결탁을 막는 이점은 있지만 기성 정치인에게만 유리하다거나 불법 정치자금의 유혹이 오히려 강하게 작용하는 문제점이 제기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는 글을 올려 또 한번 정치권을 들쑤셔놓았다. 진보 정치인으로서 노 의원의 삶 전체를 폄하하는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보편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노회찬 추모 열풍’ 현상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와 비슷한 양상을 띤 가운데,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친 노무현ㆍ반 박정희’ 또는 ‘친 노무현ㆍ반 문재인’을 연상케 하는 국가주의 논쟁까지 벌여 화제가 됐다. 휴가철 정치권 소식을 돌아보기 위해 본보 국회팀이 카톡방에 모였다.

그래픽=박구원 기자

광화문 불나방(불나방)=정치자금의 덫에 노회찬 의원조차 비껴가지 못했는데 후원금이나 정치자금의 규제를 풀어 현실화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여당탐구생활(탐구생활)=현행 정치자금법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은 분명 있어요. 깨끗하게 정치하자는 취지를 지키면서도 현역 정치인과 원외 정치인의 격차 등을 최소한으로 줄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부작용도 감안해야겠죠. 규제를 풀되 투명성을 보다 철저하게 확보하는 방법, 투명하게 관리하는 규정이 필요해 보여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당나귀)=군소정당이나 정치신인에겐 진입장벽이 되고 있는 모순적 상황입니다.

사이다 말고 탄산수(탄산수)=보완할 필요성은 있지만 ‘노회찬도 못 지킨 법’으로 싸잡아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현행 정치자금법이 금권정치 등 각종 악습을 근절한 공도 있잖아요. 규제를 푸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정치자금 모금 기간이나 한도를 미국처럼 대폭 풀어주면 되려 자본가나 기업에 정치인이 종속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어요.

지난달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불나방=노 의원이 비극적 사태에 이른 경위를 보면 진보 진영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인식은 허구임이 확인됐어요. 그러나 대중은 그런 시각보다 노 의원의 삶에 경의를 표하는 분위기죠. 왜 그런가요.

탐구생활=양심적이고 약자 편에 섰던 정치인에 대한 그리움인 것 같아요. 죽음을 통해 부각된 노회찬의 인생역정이 당리당략에 따라 싸움을 벌이고 기득권과 특권 지키기에만 골몰하며 범죄를 저지른 동료를 비호하는 정치인들 모습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거죠. 기성 정치에 대한 환멸과 정치권에서 노회찬을 대체할 사람을 도무지 찾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공존하는 것 같아요.

불나방=보수 진영에서 나온 자살이 무책임하다는 주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때와 비슷한데 왜 그런가요.

호밀밭의 세탁기(세탁기)=두 사건 모두 수사기관에서 포위망을 좁히기 시작하고, 피의사실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는 시점에 당사자가 사망해 공소권이 없어지고 수사종결 절차를 밟게 되잖아요. 사건의 실체를 밝혀 상대진영에 상처를 주려는 입장에선 오히려 당사자의 사망으로 역풍을 맞을 위기까지 처하게 되니 좋게만 볼 수는 없는 입장이죠.

광화문 찍고 여의도(찍고)=상대적으로 보수 진영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박하다 보니 피해의식이 있는 것 같아요. 노 전 대통령이나 노 의원이 만약 보수 인사였다면 지금과 같은 국민적 이해를 받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깔려있어요. 그래서 일종의 반격 논리로 정치인의 자살이 무책임하다는 주장을 펴는 것 같습니다.

불나방=여야가 정치관계법 개정에 들어가 실제 정치자금 관련법이 바뀔 가능성이 있나요.

당나귀=시간이 걸릴 겁니다. 선거구제 개편 등과 맞물려 있고, 이는 또 개헌 문제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죠.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서 위헌 결정을 받아 선거구를 조정하는 문제도 법정시한을 넘겨 2016년 20대 총선을 목전에 두고서야 이뤄졌으니까요.

찍고=한 보좌진은 정치자금법 개정 문제를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로 표현하더군요. 필요성을 느끼지만 국민적 비판을 우려해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노 의원의 사망으로 명분은 일단 생겼죠. 이미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당 차원에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불나방=현 정치권 동향으로 관심을 돌려보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 지지층을 잡기 위한 이해찬 김진표 송영길 후보의 경쟁이 치열하죠. 국민적 통합이나 든든한 여당의 모습보다 그들만의 리그라는 느낌이 없지 않아요.

더불어민주당 8ㆍ25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실천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들고 추미애 대표, 노웅래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ㆍ송영길 후보, 추 대표, 노 위원장, 김진표 후보. 오대근 기자

탐구생활=정책과 비전은 보이지 않고 친문이니 신(新)문이니 자화자찬격 용비어천가만 부르고 있으니 그런 느낌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20년 집권, 정권재창출을 말하기 전에 국민이 원하는 게 뭔지 파악부터 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요. 문심과 당심과 민심이 따로 있는 게 아닌데 말이죠.

탄산수=‘그들만의 리그’라는 평이 딱 맞는 것 같아요. 당 안팎에선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정말 예측이 어렵다는 말이 나옵니다. 출마 명분을 따져도, 내놓는 비전을 봐도 딱히 눈길이 가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이재명 지사 논란이나 ‘죽은 세포’ 발언 등 네거티브성 이슈만 쏟아지고 당에서 제동을 거는 사태까지 온 거죠.

불나방=김진표 후보가 이재명 경기지사 탈당을 요구하며 공격적인 득표전략에 나섰는데 효과가 있나요. 역풍 가능성은 없나요.

탐구생활=김진표 의원이 연일 이재명 지사를 공격하는 것은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이 40% 이르는 만큼 친문의 반 이재명 정서를 자극하기 위해서죠. 이 지사와 같은 조폭연루설이 나온 은수미 성남시장이나, 특검 수사 대상인 김경수 경남지사 등에 대해선 오히려 비호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죠.

당나귀=열성 ‘문팬’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친노 좌장인 이해찬 후보에 우호적인 문팬들을 돌려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일타쌍피’ 효과도 있죠. 당내 갈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측면은 마이너스입니다.

탄산수=비판의 목소리가 있지만, 김 후보는 SNS상에서 이 지사 논란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내놔야 지지를 결정하겠다는 메시지를 다량 받았다고 해요. 논란의 탈당 요구 이후엔 “강단 있다”, “믿음직스럽다”는 온라인 여론도 꽤 조성됐다는 후문입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지하철에서 한 시민과 대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김 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이 이날 새벽부터 버스 및 지하철을 이용해 민생탐방 일정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제공

불나방=한국당 쇄신국면은 여전히 안개 속이고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와 닿지 않아요.

세탁기=언행만큼은 대선주자급 행보가 확실합니다. 거대담론을 제시하고 새벽에는 민생현장을 활보하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좀 본격적인 당 혁신 얘기가 나와야 할 것 같아요.

여의도 구공탄=과거 김종인씨나 박근혜 비대위와 비교하는 건 무리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당장 공천권이 눈 앞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연말까지 활동을 한다고 해도 추석 이후 민심에 김병준 비대위의 성패가 갈리지 않겠냐는 얘기도 조심스럽게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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