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시속 25㎞ 이하 저속 주행
교통법상 무조건 차도 이용해야
이용객 늘며 부상 등 사고도 증가
전동킥보드를 타고 도로 위를 달리는 사람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직장인 장모(28)씨는 지난달 25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퇴근하다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도로 오른쪽 가장자리를 달리고 있는데 옆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장씨를 거의 칠 듯이 지나가면서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것. 아픔을 참고 일어서려는 순간에도 뒤따라오던 차량 몇 대가 장씨 옆을 피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넘어지면서 머리가 차도 방향에 있었는데 자동차 바퀴가 눈 앞에서 휙 지나가는 걸 보고 화들짝 놀랐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안전 사고도 점차 늘고 있다. 2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전동 킥보드 거래금액은 2013년에 비해 약 6배나 증가했다. 사용자가 많아진 만큼 사고 발생도 잦다. 지난해 전동 킥보드를 포함한 일명 ‘개인형 이동수단’ 사고 건수는 117건. 이로 인해 4명이 숨지고 124명이 다쳤다.

현재 전동 킥보드는 상대적으로 위험한 ‘차도’를 다닐 수밖에 없다. 도로교통법상 ‘배기량 50㏄ 미만의 원동기를 단 차’에 해당, 무조건 차도만 이용해야 한다. 그만큼 사고 위험은 높아진다.

이용자들은 전동 킥보드가 차도에서 달리기 적합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 제품이 최고 시속 25㎞ 이상을 달리지 못하는 ‘저속 이동수단’이라는 것이다. 도로 가장 오른쪽에서 달린다고는 하지만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들 사이에서 위험천만한 이동을 하기 일쑤다.

특히 자동차가 주로 다니는 도로는 움푹 파여 있거나, 도로 포장이 벗겨져 있는 등 작은 바퀴가 달린 전동 킥보드는 쉽게 넘어져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실제 지난달 29일 오전 1시43분쯤 남부순환로 오류 IC에서는 전동 킥보드를 타던 A(28)씨가 울퉁불퉁한 도로 바닥 때문에 혼자 갓길에 넘어져 부상을 입기도 했고, 직장인 강모(26)씨는 6월 중순 서울 마포구 차도에서 갑자기 정차한 택시를 급히 피하려다 움푹 파인 도로에 바퀴가 걸려 넘어져 쇄골이 부러지기도 했다.

해외는 우리와 다르다. 영국에서는 전동 킥보드를 아예 도로에서 달리지 못하게 한다. 독일에서는 속도가 느린 것을 고려해 최고 속도가 시속 50㎞ 정도인 도로에서는 이용 가능하고, 나머지 도로에서는 이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 소속 명묘희 박사는 “차도 이용은 금지하되, 인도를 이용하기엔 빠른 속도이기 때문에 개인형 이동수단이 지나다닐 수 있는 ‘제3의 길’을 만드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