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웃는 남자’ 박강현
유명 가수들 더블 캐스팅 불구
광대 감정표현 등 연기 합격점
“나의 색은 관객이 찾아 주는 것”
대극장 뮤지컬 주연과 앨범 발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박강현은 무대 뿐만 아니라 스크린으로의 진출도 바라보는 꿈 많은 배우다. 김희지 인턴기자

“못 하면 배역을 얻지 못하니까 잘할 수밖에 없어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잘한다’는 평가에 답하는 덤덤함에서 겸손함과 함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묻어났다. 연기도, 노래도 어렵다거나 힘들다는 말 대신 그저 잘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이 신인은 뮤지컬 배우 박강현(29)이다. 데뷔한 지 만 3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대형뮤지컬인 ‘웃는 남자’에서 주인공 그윈플렌 역으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일 서울 청담동에서 만난 그는 “지금까지 한 계단씩 차근히 밟아 왔다면, ‘웃는 남자’는 두 칸짜리 계단 같다”며 웃었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만큼 더 많은 성취감을 준다는 의미였다.

‘웃는 남자’는 제작기간만 5년 걸린 대작 창작뮤지컬이다. EMK뮤지컬컴퍼니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내놓았다. 그윈플렌은 인신매매단인 콤프라치코스의 만행으로 기이하게 찢겨진 입을 갖게 된 인물로, 영원히 미소를 가진 채 살아가는 광대다. 분노, 슬픔, 희망 등 수많은 감정 표현은 물론 가난한 자들을 위한 정의의 목소리를 고난도의 넘버로 표현해야 한다. 배우의 재능과 노력이 더 많이 요구되는 역할이다. 박강현 역시 “공연 막바지에는 칼싸움도 해야 하고 아주 극한 상황에서 극단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연기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이 정도로 폐활량을 요하는 작품은 처음”이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은 ‘어렵기 때문에 힘들다’가 아닌 ‘어렵기 때문에 더욱 노력한다’는 말로 들렸다.

박강현은 가수 박효신, 아이돌그룹 엑소 멤버 수호와 함께 그윈플렌에 캐스팅됐다. 대중적 인지도 면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제작진에게도 저는 도전적인 캐스팅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저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만 하고요.” 박강현의 강점은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 줄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그는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그윈플렌의 순수한 모습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뮤지컬 ‘라이어 타임’으로 데뷔한 후 ‘베어 더 뮤지컬’로 뮤지컬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칠서’ ‘광화문연가’ ‘킹키부츠’ 등 쉬지 않고 무대에 올랐다. ‘칠서’와 ‘웃는 남자’는 참고할 만한 선례가 없는 창작초연작이었다. 그는 부담이 되는 대신 “짜릿함을 느낀다”고 했다. “창작초연작품을 하면 저만의 것이 되는 거잖아요. 제가 조승우 선배의 ‘지금 이 순간’을 들으며 노래 연습을 했던 것처럼 누군가도 저를 보면서 꿈을 키우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짜릿하고 좋아요.”

박강현이 대중에 더 알려진 계기는 지난해 JTBC 예능프로그램 ‘팬텀싱어2’ 출연이었다. 바리톤 김주택 등과 함께한 팀 미라클라스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미라클라스는 가을 중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박강현은 인터뷰 당일 첫 녹음 날이라며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생애 첫 앨범 발매로 수록곡이 모두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는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배우지망생이었다. 그런데 노래 부르는 걸 워낙 좋아했다. 게다가 잘했다. 그래서 찾은 무대가 뮤지컬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강현은 자신의 장점으로 ‘도화지처럼 어떤 걸 입혀도 잘 들어맞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지금은 하나가 더 추가됐다. “관객들이 봤을 때 제게서 풍기는 색채, 뉘앙스를 천천히 가지고 싶어요. 어떤 색깔인지는 제가 아니라 관객분들이 알아봐 주실 것 같아요.”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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