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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주문 늘자… 중고 에어컨 사기꾼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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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주문 늘자… 중고 에어컨 사기꾼 기승

입력
2018.08.02 20:00
수정
2018.08.08 13: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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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빠르고 값 싸 구매 급증

가짜 안전결제 수법 등 이용

배송 미룬 뒤 연락 끊기 일쑤

10여일 동안 피해 40여건이나

그래픽 신동준 기자
그래픽 신동준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폭염을 맞아 중고 에어컨 사기도 기승이다. 피해자 제공
[저작권 한국일보]폭염을 맞아 중고 에어컨 사기도 기승이다. 피해자 제공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대학생 배모(29)씨는 큰맘 먹고 에어컨을 사기로 결심했다. 한참 밀린 주문 탓에 새 제품은 배송까지 ‘2주’나 걸린다는 얘기를 듣고 중고 에어컨으로 눈을 돌렸다. 마침 중고물품거래카페(중고나라)에 25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에어컨이 올라와 있어 거래를 진행했다. 그런데 계좌 이체를 완료한 뒤 판매자는 연락이 두절됐다. 안전결제 페이지인줄 알았던 ‘네이버페이’ 창은 알고 보니 가짜였다. 그제야 인터넷 물품거래 사기라는 것을 깨달은 배씨는 1일 서대문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사기 신고를 접수했다.

연일 이어지는 유례없는 폭염과 열대야에 에어컨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에어컨 판매량은 ‘260만대’에 이르는 등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문이 밀려들면서 에어컨을 받아보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자 상대적으로 배송이 빠르고 가격도 싼 중고 에어컨 수요가 늘었는데, 이를 틈탄 중고거래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기 과천에 사는 장모(37)씨 역시 ‘안전결제’를 빙자한 수법에 에어컨 중고거래 사기를 당했다. “장모님 댁에 하루라도 빨리 에어컨을 설치해드리기 위해 중고 에어컨을 택했다”는 장씨는 “’옥션페이’ 링크를 통해 60만원을 계좌 이체했지만 판매자는 연락이 끊겼고 환불도, 에어컨 배달도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옥션페이 링크도 가짜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씨는 분당경찰서에 판매자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경기 성남에 사는 신모(43)씨는 더운 날씨에 공부하는 자식들을 위해 어려운 형편에도 중고 에어컨을 사려다 사기를 당했다. 27만원을 입금한 다음날부터 판매자는 ‘부친상을 당했다’ ‘다음날 보내 주겠다’ 에어컨 배송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연락이 끊겼다. 뒤늦게 판매자 신원을 검색한 결과 이미 ‘4건’의 사기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인터넷사기 피해 신고 민원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휴가용품 및 여름 가전’ 관련은 476건으로 177건(37%)이 7~8월에 집중됐다. 이 중 여름 가전(에어컨, 선풍기) 피해 신고는 48건으로 27%를 차지했다. 실제로 인터넷 사기 피해 정보공유사이트에 올라온 중고 에어컨 사기 사례만 지난달 21일부터 1일까지 40여건에 이를 정도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결제 페이지라도 조작된 화면일 수 있으니 맹신하지 말고 경찰청 ‘사이버캅’ 앱에서 판매자의 사기 피해 신고이력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인터넷사기 예방수칙을 검토할 것”을 당부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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