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10시37분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 서쪽 1.3㎞ 해상에서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여성 관광객 최모(38)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최씨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제주에서 가족과 함께 캠핑하던 여성이 100㎞ 이상 떨어진 해역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미스터리 사건'을 풀 부검이 2일 진행된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밤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됐다가 1일 오전 서귀포시 가파도 해역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최모(38·여·경기도 안산)씨에 대한 정밀 부검이 이날 오후 2시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다.

부검에서는 사망 원인과 사망 시각을 추정하게 된다.

◇ '폐에서 플랑크톤 검출될까'…사망 원인·시각은

사망 원인 조사에서는 최씨가 물에 빠져 숨졌는지 등을 가리게 된다.

시신의 폐에서 플랑크톤이 다량 검출된다면 물에 빠져서도 숨을 쉬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익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시신의 폐에 플랑크톤이 없다면 물속에서 전혀 숨을 쉬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돼 타의에 의해 숨진 후 바다에 시신이 유기된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이 1일 진행한 검시에서는 최씨의 몸에 외부 힘에 의한 상처인 '생활반응 흔적'이 없었다.

부검에서는 검시에서 찾지 못한 상처가 있는지와 목이 졸렸는지, 약물로 인해 사망했는지도 가린다.

사망 시각 추정은 위에 남아 있는 섭취물이 단서가 된다.

경찰은 그동안 수사를 통해 최씨가 실종 전인 25일 오후 11시 5분께 세화포구 근처 편의점에서 소주와 김밥 등을 산 후 오후 11시 38분께까지 방파제에서 혼자 먹은 것으로 추정됐다.

남편 A(37)씨의 진술에 따르면 사건 당일 저녁에는 세화리 인근 마을 음식점에서 가족이 함께 회를 먹었다.

사망 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난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고 남아 있다면 경찰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한 시각과 비슷한 시점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최씨가 방파제에서 혼자 술을 마시면서 언니 등과 통화를 시도한 이후인 25일 오후 11시 38분부터 26일 0시 10분까지 30여분 사이 최씨가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망 경위는 최씨가 방파제 위에서 실수로 내항에 빠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의 생각과는 달리 부검결과 사망 추정 시각이 의외로 나오거나 범죄피해 가능성이 유추된다면 이번 사건은 원점 재조사가 불가피하다. 부검에서는 이밖에 다양한 방법으로 사망 경위와 원인, 상태 등을 밝혀내게 된다.

경찰은 최씨 주변 인물의 진술 신빙성 등에 대해 다양하게 조사하고 있으며 실종 당시 상황도 재차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지금껏 나타나지 않은 제3의 인물이 있는지도 살피고 있다.

◇ 꼬리 무는 의문들…시신 이동 경로·옷도 그대로

시신의 부패와 부풀어 오른 정도로 숨진 최씨가 바다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도 부검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일정 시간 바다에 있었다면 장기 내에 세균으로 인해 부패 가스가 형성돼 물 위에 떠오를 정도로 몸이 부풀어 오르게 된다.

최씨가 착용한 민소매 티와 반바지 등 비교적 헐렁한 옷이 파도에 벗겨지지 않은 점도 의문인 상태다.

최씨의 시신이 실종 장소인 세화포구에서 해안선을 따라 적어도 100㎞ 이상 떨어진 제주도 정반대편 가파도 해상에서 발견됨에 따라 경찰은 해류를 통해 이동이 가능한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은 최씨가 육로나 해로로 이동된 후 제3의 지점에서 유기됐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고 보고 있다.

최씨는 지난달 10일께 남편이 캠핑하는 세화포구로 왔다. 캠핑 보름께 되던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38분에서 26일 0시 10분께 실종된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는 추정됐다.

남편은 캠핑카에서 잠이 들었다가 26일 0시 10분께 일어나 아내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최씨의 슬리퍼 한쪽은 26일 오후 세화포구 물양장에서, 다른 한쪽은 31일 낮 세화포구에서 동쪽으로 2.7㎞ 떨어진 연안에서 발견됐다.

경찰과 해경은 최씨를 찾기 위한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으나 찾지 못했다.

최씨의 시신은 실종 일주일여 만인 1일 오전 서귀포시 가파도 서쪽 1.5㎞ 해상에서 소형 여객선에 의해 발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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