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병에서 숨진 붉은 다람쥐. 페이스북 캡처

영국 스코틀랜드 북동부에 있는 케언곰스 국립공원에서 멸종 위기종 ‘붉은 다람쥐’가 플라스틱 병에 목이 끼어 죽은 채 발견됐다. 현지 동물보호단체들은 플라스틱 사용이 야생 동물에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영국 지역사회단체 ‘그램피언 무어랜드 그룹’은 26일(현지시간) 케언곰스 국립공원 안에서 발견한 붉은 다람쥐 사체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붉은 다람쥐는 공원 내 도로 근처 숲을 지나던 사냥터지기가 지난 19일 우연히 발견했다. 붉은 다람쥐는 털이 바짝 말라있었고, 바닥이 깨진 플라스틱 병에 목이 끼어 죽은 채 발견됐다. 이 지역은 평소 자동차들이 많이 오가는 곳으로, 사냥터지기는 다람쥐를 죽음에 이르게 한 플라스틱 병은 이곳을 지나던 운전자가 버린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 매체들은 붉은 다람쥐가 깨진 플라스틱 병에 남아있던 음식물을 먹으려다 뾰족한 플라스틱 조각에 목이 끼어 죽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램피언 무어랜드 그룹 관계자는 페이스북에 “아무 생각 없이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때문에 동물들이 이렇게 고통 받으며 죽어갔다”고 썼다. 영국 네티즌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플라스틱 때문에 참혹한 광경이 벌어졌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영국에서는 외래종 ‘회색 다람쥐’가 19세기에 유입된 이후 붉은 다람쥐 수가 급감했다. 회색 다람쥐가 붉은 다람쥐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옮기기 때문이다. 영국에 남아있는 붉은 다람쥐의 약 75%는 케언곰스 국립공원 근처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멸종 위기종으로 보호 받고 있다.

붉은 다람쥐는 깨진 플라스틱 병에서 음식을 구하려다 죽은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캡처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