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재개도 요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무엇이 북남관계의 새로운 여정을 가로막고 있는가' 제하 논평을 통해 남북 관계 진전 속도가 더디다며 남한 정부에 불만을 토로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31일 남한에 강도를 높여 제재 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례적으로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구체적 요구 조건을 거론하면서다. 정부가 지나치게 국제사회 눈치를 보는 탓에 남북관계 개선에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게 북측 주장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무엇이 북남관계의 새로운 여정을 가로막고 있는가’ 제하 논평을 통해 철도ㆍ도로 회담,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 남북 간 다양한 교류ㆍ협력 사안을 거론한 뒤 “문제는 펼쳐지고 있는 이 광경들이 관계 개선의 거세찬 실천적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 조성으로 그치고 있다는 데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신문은 남한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지적했다. “북남관계를 다루는 남조선 당국의 공식은 ‘비핵화 진전에 따른 관계 개선 추진’이다”라거나 “남측은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그런다’고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고 비꼬면서다. “서해지구의 쥐꼬리만한 군 통신선을 연결하는 극히 사소한 문제까지도 대양 건너의 승인을 받느라고 야단을 피우고, 개성공업지구에 개설하기 위한 공동연락사무소 작업에 필요한 몇 키로와트 용량의 발동발전기를 들여오는 것도 제 마음대로 결심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철도ㆍ도로 협력 분야에서 역시 “공동점검ㆍ조사ㆍ연구 등 돈 안 드는 것만 진행하겠다는 심산”을 보이고 있다는 질책이다.

개성공단 재가동가 금강산 관광 재개 같은 요구 사항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신문은 금강산 관광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 위기 극복을 위해 5ㆍ24 조치를 취하면서, 개성공단 가동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단적 결정에 따라 각각 중단됐다고 주장하면서 “지금이야말로 과거의 구태와 경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와 관점을 가지고 북남 관계를 대하여야 할 때”라고 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남북관계를 “거머쥐면 잡히지 않는 비누거품”에 비유하며, “부풀었던 비누거품이 꺼지면 형체도 남지 않는다”고 으름장을 놨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물과 불이 어울릴 수 없듯이 제재와 대화가 병행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면서 “남조선 당국이 외세의 눈치를 보며 구태의연한 제재압박 놀음에 매달린다면 북남관계의 진정한 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비핵화 없이는 제재 완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남한을 작정하고 공격하면서 정부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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