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국외에서 우리말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다. 선생님들은 대부분 자원봉사자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서 국외 한국어 교육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계신 분들이다. 일찍이 남의 나라에 가 고생하시면서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문화의 뿌리와 정체성을 일깨워 주기 위해 우리말 교육에 누구보다 열심을 지닌 분들이다. 이 자리를 빌려 외국에서 열정 하나로 수고하시는 한국어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런데 국외로 가신 지 30년이 넘은 분도 계시다 보니, 급변하고 있는 한국의 언어 현실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그러다 보니 정보를 잘못 알고 계시기도 한다. 예를 들어 최근에 ‘짜장면’이 표준어가 되었다는 사실은 알고 계신데, 여기서 더 나아가서 다른 된소리 표기도 허용됐다고 잘못 알고 계신 경우가 있었다. ‘짜장면’이 표준어가 되었으니 ‘할께요’도 표준어가 됐다고 여기시는 것이다. 그러나 ‘할께요’는 여전히 비표준어이다.

‘할께요’는 국내에서도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할께’, ‘직접 갈껄’ 등과 같이 소리 나는 대로 된소리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모두 잘못이다. 한글 맞춤법 제53항에 따르면 ‘-ㄹ걸’, ‘-ㄹ게’ 등의 어미는 모두 예사소리로 적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내가 할게’, ‘직접 갈걸’과 같이 적는 것이 옳다. 특히 ‘ㄹ게’나 ‘ㄹ걸’은 띄어쓰기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어미로 쓰일 때에는 앞말과 붙여서 ‘할게’, ‘갈걸’처럼 써야 하지만 의존명사로 쓰일 때에는 띄어서 써야 하기 때문이다. ‘먹을 게 없다’, ‘마실 걸 주세요’의 ‘게’와 ‘걸’은 각각 ‘것이’, ‘것을’이 줄어든 말로, 앞의 말과 띄어서 써야 한다.

이운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