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삭제된 글 확보해 조사 중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회원인 '서유기' 박모씨(왼쪽부터), '트렐로' 강모씨, '초뽀' 김모씨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허익범(59)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대선 당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기사 및 게시글을 확보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사가 ‘드루킹’ 김동원(49)씨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회원들에 의해 댓글 조작된 기사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취지다. 그간 경공모 회원들의 진술을 통해 ‘킹크랩 시연회’ 진위 여부의 밑그림을 그린 특검은 김 지사 소환 일정을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김 지사는 대선 기간인 지난해 4월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민주당 그리고 문재인’이란 카테고리를 만들고 당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기사, 또 다른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을 비판하는 기사를 복사해 올렸다. 특히 블로그에는 ‘안철수 부인, 김미경 교수 임용 특혜 논란… 차떼기ㆍ조폭에 이어 시끄러운 安캠프’ 등 안 전 의원을 겨냥한 기사가 다수 등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김씨 일당은 지난해 4월쯤 조직적으로 ‘안철수 조폭’ ‘차떼기’ 등 키워드를 검색해, 이 키워드가 네이버 검색어 순위권에 올라가게 하는 데 관여했다는 정황이 검ㆍ경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또 블로그엔 안 전 의원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을 표절했다는 내용의 기사,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 특혜 채용 논란에 대한 팩트체크 기사 등이 포함됐다. 대선 직전까지 블로그에 올라온 기사 및 게시글은 230여 개로 확인됐지만 현재 해당 카테고리는 삭제된 상태다.

인지수사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한 특검은 블로그에 게시된 기사 중 자체 수사로 확인된 댓글조작 기사가 포함됐는지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블로그에 기사를 올리면 김씨 일당이 조직적으로 댓글을 달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경찰 수사 단계에서 김씨가 주장하는 킹크랩 시연회(2016년 10월)직후인 2016년 11월부터 대선 직전까지 김 지사가 김씨에게 최소 10건의 선거 관련 기사주소(URL)를 보내고 홍보를 부탁한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경찰 수사단계에서 드루킹 일당은 대선 전후 기간인 2016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기사 9만건에 댓글 조작을 한 흔적이 발견됐으며, 현재까지는 올 초 이뤄진 댓글 조작 기사 6,070개, 댓글 23만 8,387건에 대해서만 기소돼 있다.

다만 특검은 김 지사가 킹크랩을 활용한 불법 댓글 조작을 알고도 방조하거나, 지시했는지 여부에 우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설사 블로그에 올린 기사가 댓글조작된 기사라는 정황이 나오더라도 킹크랩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김 지사 주장대로라면 김 지사 의사와 무관하게 김씨 일당이 댓글 조작을 벌였을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검은 이날 댓글 조작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초뽀’ 김모(43)씨, ‘트렐로’ 강모(47)씨와 시연회에 참석한 ‘서유기’ 박모(30)씨를 소환해 관련 내용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지사의 전 보좌관 한모씨를 세 번째로 불러들이는 등 김 지사 소환에 앞서 막바지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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