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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책꽂이] 인구 줄어든다고 경제 무너지진 않아… 노동생산성 혁신이 성장 열쇠

입력
2018.07.30 18:00
수정
2018.07.30 21: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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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의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

요시카와 히로시 지음ㆍ최용우 옮김

세종서적 발행ㆍ228쪽ㆍ1만4,000원

▦추천사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 때문에 우리 경제가 암울하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보다 인구 감소를 먼저 경험하고 있는 일본의 한 경제학자는 인구가 줄더라도 노동생산성을 높이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역설함으로써 어깨가 축 처진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성대규 보험개발원장
성대규 보험개발원장

우리 사회에서 인구 감소에 대한 근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30만명대였던 15세 이상 인구 증가폭은 20만명 안팎으로 축소됐다. 월별 출생아 수도 26개월째(5월 기준) 최저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 내외로 뚝 떨어진 것이 경제활동인구 감소 탓이라는 정부의 논리를 궁색한 변명으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

줄어드는 인구가 일으키는 가장 큰 공포는 인구 규모와 함께 국가경제가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다. 우리보다 앞서 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한 일본의 경제학자가 쓴 이 책은 이러한 걱정을 간명한 논리로 물리친다. 경제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사람 수가 아니라 생산성을 높여 줄 이노베이션(innovationㆍ혁신)에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본 고도성장기였던 1955~70년과 성장세가 둔화되며 거품경제로 향하던 75~90년을 비교하며 두 기간의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9.6%와 4.6%로 두 배 차이가 났지만 노동인구 증가율은 1.3%와 1.2%로 엇비슷했다고 지적한다. 고도성장기에 인구 증가로 설명되지 않는 초과성장분(9.6%-1.3%=8.3%)은 바로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물론 농촌 인구의 도시 이동과 이에 따른 세대수 증가, TVㆍ세탁기ㆍ냉장고 등 내구소비재 보편화 등 ‘역사적 요인’이 수요 측면에서 생산성을 뒷받침했다. 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70ㆍ80년대의 성장률 둔화는 바로 노동생산성(4.6%-1.2%=3.4%)이 이전보다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그렇다면 성장세 회복의 관건은 노동생산성 향상에 있다. 저자는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새로운 설비 및 기계의 투입을 뜻하는 자본 축적과 넓은 의미의 기술 진보를 뜻하는 이노베이션을 강조한다. 저자가 방점을 찍은 이노베이션은 단순히 과학자나 기술자가 선보이는 ‘하드(hard)한 기술’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콘셉트, 매뉴얼, 브랜드와 같은 ‘소프트(soft)한 기술’, 여기에 국가경제 차원의 산업구조 혁신을 두루 포괄하는 개념이다. 저자는 노동생산성을 노동자의 ‘의욕’과 동일시하는 착각도 교정한다.

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고도성장 이후 숙명적으로 저성장에 머물게 된다는 통념을 이 책은 거부한다. 물론 아무리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수요가 포화 상태에 이르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롭게 성장을 도모할 상품은 등장해왔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끊임없는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건전한 낙천주의’를 잃지 말 것을 경제주체들에게 당부한다. ‘파괴적 혁신’을 강조했던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말도 인용한다. “이노베이션을 책임질 주체들은 금전적 이익은 물론이거니와 미래를 향해 스스로의 비전을 실현해야 한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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