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개체로서 지구에서 가장 오래 산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네바다주의 브리슬콘 소나무 '프로메테우스'가 1964년 8월6일 한 과학자에 의해 잘려나갔다. 사진은 남은 밑동.

지구의 무성생식 생명체 중, 알려진 바 가장 나이가 많았던 미국 네바다 주 동부 스네이크레인지의 최고봉 휠러 피크(Wheeler Peak)의 브리슬콘 소나무(Bristlecone Pine) ‘프로메테우스(Prometheus)’가 1964년 8월 6일, 둥치가 잘려 숨졌다. 국립과학재단 펠로였던 30세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원생 도널드 러스크 커리(Donald Rusk Currey, 1934~2004)가 국립수목원 승인 하에 나이테 연구 목적으로 자른 거였다. 그들은 나무를 쓰러뜨리고도 한참 뒤에야 자신들이 자른 게 고대 그리스의 신들 만큼이나 오래 산 생명체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후 애리조나 대학 나이테연구소는 정밀연대측정을 통해 벌목 시점의 ‘프로메테우스’의 식별 가능 나이테 기준 나이가 최소 4,862세이며, 천년 고목의 나이테 훼손 경향을 감안하면 5,000년 이상 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나이테 연구는 50년대 무렵부터 활기를 띠었다. 화석연구와 마찬가지로 나이테의 흔적을 통해 특정 연대의 기후와 재난, 기후변천 등을 분석하는 거였다. 커리의 연구 주제는 소빙하기 기후변화였다. 프로메테우스의 벌목 경위는 커리와 그를 동행했던 수목원 관계자들의 주장이 엇갈려 여전히 석연찮은 점들이 남아있다. 처음에는 드릴로 구멍을 뚫어 샘플을 채취하고자 했으나 드릴 비트가 부러졌고, 현장 연구 기간 내에 다른 비트를 구할 처지가 아니었다는 게 공식적인 해명이다. 그리고, 그레이트베이슨 국립공원 수목선 내 브리슬콘 파인 군락 안에서 ‘프로메테우스’의 외모가 ‘최연장자’라는 진가를 알아챌 수 있을 만큼 특별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 전부터 박물학자나 등반가들 사이에서 프로메테우스는 독보적인 존재로 이미 유명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들은 커리의 욕심이 비극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소빙하기 연구에 수 천년 된 나무의 나이테가 꼭 필요했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어쨌건 커리는 69년 캔사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듬해 유타대 교수가 됐다. 프로메테우스의 몸통은 주 내 여러 수목원과 국립공원 전시장, 각 대학으로 보내져 연구 및 관광의 자원으로 활용됐다.

알려진 바, 현존 최장수 나무는 캘리포니아 화이트마운틴스의 브리슬콘 소나무 ‘므두셀라(Methuselah)’로, 추정 연령(4,845~5062년)이 프로메테우스보다 더 많다는 설도 있지만, 인류는 그의 나이테를 직접 보지 못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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