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자문기구인 특위에서 권고
내달 정부 입법안 마련… 재계 반발 예상

공정거래위원회 자문기구인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대폭 늘리고, 대기업 금융ㆍ보험사나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의결권을 5%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재벌 총수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경영권 승계 자금을 편법 마련하고, 고객이나 계열사 돈으로 그룹 지배력을 확대하는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이를 모두 받아들일 경우 재계의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특위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방안 최종 보고서’를 공정위에 권고했다. 공정위는 특위안과 각계 의견 등을 토대로 다음달 정부 입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특위는 현재 총수일가의 지분이 30%(비상장사 20%) 이상인 대기업 계열사로 규정된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지분 기준을 상장ㆍ비상장 구분 없이 20%로 낮추라고 권고했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의 이노션(총수일가 지분 29.9%)과 현대글로비스(29.9%), SK그룹의 SK D&D(24.0%) 등 24곳이 새로 규제 대상이 된다. 최종안엔 이들 계열사가 50% 넘게 지분을 보유한 자(子)회사를 규제하는 방안도 담겼다.

특위는 대기업 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대기업 금융ㆍ보험사는 비(非)금융 계열사의 임원선임, 정관변경, 합병 등 경영권 방어와 관련된 의사결정에 한해 특수관계인 지분과 합해 최대 15%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특위는 이러한 의결권 한도를 5%로 낮췄다.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생명이 8.27%, 삼성화재가 1.45% 지분(3월 말 현재)을 갖고 있는데, 특위 안에 따르면 두 회사의 삼성전자 지분은 합쳐서 5%까지만 의결권이 인정된다는 얘기다. 특위는 공익법인에 대해서도 이 같은 ‘5% 의결권 룰’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위는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 제도를 개편하는 방안과 관련, 현행 제도를 보완ㆍ유지하자는 의견을 냈다. 다만 공정위는 특위 권고와 별개로 담합 등에 대해서는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쪽으로 검찰과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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