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 인상 탄력받을 듯

복지 지원 확대, 공공요금 통제 등 정부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부문을 제외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넘는다고 한국은행이 29일 밝혔다. 물가 상승률 공표치는 한은 관리 목표치(2%)를 밑돌고 있지만 실제 물가 상승세는 드러난 지표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한은이 지금의 저물가는 금리 인상의 걸림돌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관리물가’ 품목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 대비)은 올해 1분기 1.6%, 2분기 2.2%라고 밝혔다. 이는 통계청 공표치인 1분기 1.3%, 2분기 1.5%보다 높은 수치로, 특히 2분기는 한은 목표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식료품, 에너지 등 가격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1,2분기 각각 1.3%) 역시 관리물가 품목을 제외하면 1분기 1.5%, 2분기 1.8%로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소비자물가 조사대상 품목(460개) 중 관리물가에 해당하는 품목은 40개(8.7%)다. 전기ㆍ수도ㆍ가스ㆍ열차 등 공공요금, 의료ㆍ교육ㆍ보육ㆍ요양비, 버스ㆍ택시요금 등 정부 보조금이 지원되는 품목, 통신요금, 항공료 등 정부가 가격에 개입하는 독과점 품목 등이 이에 해당한다. 품목 수로는 전체의 10%에 못 미치지만 전체 소비지출액 대비 비중은 21.2%를 차지한다.

한은은 2016년 이후 관리물가 상승률이 0% 내외의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특히 올해 들어서는 고교 무상급식, 대학 납입금 폐지, 건강보험 수혜대상 확대 등 복지정책 시행 영향으로 관리물가에 따른 물가 하방 압력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1.9%) 중 0.09%포인트 상승에 기여하는데 그쳤던 관리물가가 올해는 전체 물가를 0.08%포인트 끌어내렸다는 것이 한은의 계산이다.

보고서는 “관리물가는 물가 안정에 기여했지만 최근 들어 물가흐름 판단에 교란 요인이 되고 있다”며 “통화정책 측면에선 관리물가를 제외한 기조적 물가흐름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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