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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서구 남성들 정자 수 59% 감소” 연구 결과에 “원인은 무엇” 논란

입력
2018.07.29 14:43
수정
2018.07.29 20: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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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학물질ㆍ흡연ㆍ비만 등 추측 속

“남성호르몬 감소 탓” 주장 나와

남성의 사회적 지위 하락과 연계

# 정자 숫자ㆍ활동 등을 체크

상품 내놓은 벤처기업은 활기

서구 남성들의 정자가 50% 이상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나온 이후 정자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서구 남성들의 정자가 50% 이상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나온 이후 정자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서구 남성들의 정자 수가 40년간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이후 ‘정자 건강’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자 감소 원인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번지고 있고 벤처 기업들은 정자 수 테스트, 정자 활동 측정기 등의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 개척 기회로도 활용하고 있다.

그간 정자 수 감소에 대한 연구가 없지는 않았으나, 지난해 7월 미국 마운트시나이 의대와 이스라엘 히브리대 공동연구팀이 내놓은 연구 결과가 ‘정자 공황(sperm panic)’을 불러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전했다. 당시 연구팀은 1973년부터 2011년까지 발표된 정자 수 관련 논문 185건에서 다뤄진 4만2,935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 40년간 북미, 유럽, 호주 등 서구 남성들의 정자 농도가 52.4% 감소했고 정자 수는 59.3%가 줄었다고 발표했다.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남성들은 중대한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들 지역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 연구는 지금까지 정자 수와 관련한 최대 규모의 종합적인 연구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를 이끈 하가이 리바인 박사는 NYT에 “우리는 빙하에 다가가는 타이타닉호과 같은 신세일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정자 감소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진 않았으나 농약과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비만, 흡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문제는 사회적 환경이 영향을 미친 정도다. 정자 감소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 하락과 관련돼 있으며 이는 남성의 사회ㆍ경제적 지위 하락과 결부돼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리바인 박사는 “월드컵에서 승리한 팀원들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이 올라가고 진 팀은 내려가는데, 사회적 요소가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며 “사회적 지위와 사회경제적 위치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논리를 바탕으로 온라인의 남성 권익 커뮤니티들은 현대 사회가 남성성을 약화시킨 탓이라며 페미니즘에 맞서는 근거로 삼으며 들끓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정자 수 감소 연구 결과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 연구 대상이 불임 병원을 찾은 남성들 위주고 정자 수도 검사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피터 슐레겔 웨일 코넬 의대 교수는 “정자 수가 50%가량 감소했다면, 남성 불임 환자 비율도 천문학적으로 증가해야 하지만 그런 현상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정자 건강’ 비즈니스는 활기를 띠고 있다. 집에서도 정자 수를 체크할 수 있는 시험기구가 나오는가 하면, 최근에는 스마트폰에 초소형 현미경을 끼우는 방식으로 정자 활동을 스마트폰에서 관찰할 수 있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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