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에 대한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7일 1심 결심공판이 열리는 서울 서부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수행비서 성폭력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징역 4년이 구형됐다.

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차기 대권주자로 점쳐졌던 피고인은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일한 수행비서를 성적으로 이용했다”라며 “재판 과정에서도 제대로 반성하지 않은 채 허위 사실을 주장하고 피해자 행실을 문제 삼는 등 죄질이 나빠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또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치료강의 수강 이수 및 신상정보 공개 고지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결심공판이 진행된 서부지법 형사대법정 303호에서 안 전 지사의 전 수행비서 김지은(33)씨는 “내가 유일한 증거이고, 꿋꿋하게 진실을 증명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파괴된 모든 것들을 제자리로 돌리는 유일한 길“이라며 눈물로 피해자 공개진술을 했다. “지난 5개월간 통조림 속의 음식처럼 늘 갇혀 있는 기분이었다”고 말문을 연 김씨는 “나 혼자만 사라진다면 없던 일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한강에 가서 뛰어내리려고도 했다”라며 폭로 이후 심경과 검찰 조사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씨는 피해진술서를 읽어 내려가는 약 45분간 숨을 몰아 쉬거나 몸을 떨며 울먹이는 등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피고인의 행위는 지사와 수행비서의 힘의 차이에서 오는 권력을 갖고 일방적으로 한 성폭행이었으며, 피고인은 명백한 범죄자”라고 단호히 말하기도 했다.

안 전 지사는 검찰 구형 이후 이어진 피고인 진술을 통해 “고소인에 대한 미안함이 늘 있고 제가 한 행위의 사회적ㆍ도덕적 책임에 대해서는 피하지 않겠다”라면서도 “지위를 갖고 위력을 행사한 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전 지사에 대한 법원의 선고는 다음달 14일에 내려진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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