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단식 농성장에서 설조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사태가 최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총무원장 설정 스님 퇴진과 종단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중대 결단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설조 스님은 "총무원 측에서 어제 당사자 퇴진과 개혁적인 인사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라는 요구에 상당히 근접한 방안을 제시했으나 오늘 아침에 돌연 번복했다"고 27일 오전 밝혔다.

그는 "설정 총무원장의 퇴로를 열고 현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각자 자기주장을 포기하고 종단을 위한 회향을 하고자 했으나 번복됐다"며 "다른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이날 오전 단식 중인 설조 스님을 방문해 자신의 거취와 종단 혁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의 스님이 폭염 속에 단식을 계속하면서 우려가 커지는 데다 종단 안팎의 상황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설정 스님은 지난 20일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과 종단 혁신안 등을 발표하려 했으나 총무원장 거취와 혁신 방안 등에 대한 내부 이견으로 기자회견을 취소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더는 입장 표명을 미루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오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총무원에서 설정 스님을 예방한 뒤 설조 스님을 만났다.

조계종 종무원들도 빠른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일반직 종무원 57명은 호소문에서 "총무원장 선거 당시부터 일부에서 제기됐던 의혹들은 이제 종단 운영 전반을 향한 의혹과 비난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당초 제기됐던 의혹의 진위는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상황이 돼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상황은 비록 직접적으로는 몇 가지 의혹에서 비롯됐으나, 더 근본적으로는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합리적인 종무 행정의 선을 넘어서고 반드시 해결했어야 할 문제들을 덮어 버렸던 우리의 과오, 그리고 종도와 시민사회의 시선을 무시하고 외면한 과보라고 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만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설정 스님 등을 향해 현 상황에 대해 이른 시일 안에 문제해결책을 수립해 종도들에게 공표하고 종단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설조 스님의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전국선원수좌회는 이날 오전 11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대국민 참회 108배에 나설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수좌회 대표 의정 스님과 의장 월암 스님이 종단 개혁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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