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스토리(21)]한국프로바둑기사회 및 한국기원, 내부 분위기는 긍정적
사행성 논란 우려 보단 위기에 처한 바둑계 대중화 시급 지적에 힘 실려

프로바둑 기사들이 지난 12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스포츠토토 공청회에 참석해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바둑 스포츠 복권인 ‘바둑토토’ 도입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위기에 처한 국내 바둑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찬성’ 쪽 의견이 사행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는 ‘반대’측 주장 보다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27일 바둑계에 따르면 한국프로바둑기사회와 한국기원 등은 사실상 바둑토토 도입에 ‘찬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후속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손근기(31) 한국프로바둑기사회 회장은 “바둑토토 도입 문제를 놓고 최근 프로바둑기사를 상대로 의견을 물은 결과, 63.1%가 찬성표를 던졌다”며 “압도적인 지지로 보긴 어렵지만 바둑토토 추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둑토토는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측에서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공론화됐고 지난 12일 한국기원에서 이와 관련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서 바둑토토 도입 찬성측은 바둑 대중화와 일자리 창출, 유소년 및 아마ㆍ프로 바둑 활성화 기금 조성 등을 이유로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둑토토가 실행될 경우, 매출 총액의 일정 부분은 한국기원에 지원금으로 돌아간다. 이에 대해 반대측에선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도 야기됐던 승부 조작의 위험성, 경기 결과에 따른 팬들의 지나친 비난으로 야기될 프로바둑기사들의 경기력 저하, 불법 인터넷 베팅 사이트 개설 등의 부작용을 언급하며 부정적인 의사를 나타냈다.

바둑토토 도입 논란은 7년 전인 지난 2011년에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기사 총회에서 바둑토토 도입 여부를 놓고 진행한 찬반 투표에서 65.6%가 찬성했지만 일부 반대측 기사들의 강력한 반발과 타 종목에서 승부조작 등이 터지면서 백지화됐다.

바둑토토 찬성 쪽에선 현재 바둑계 안팎의 상황을 감안할 때, 토토 도입이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바둑계 내부 사정이 녹록치 않다. 우선 프로바둑기사들의 최대 염원인 국내 종합기전은 손에 꼽힐 만큼 줄어든 데다, ‘미투’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바둑계 전체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바둑 애호가로 알려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선 7선의 이해찬 의원, 바둑토토 추진 카드를 꺼내 든 조 의원 등 친 바둑계 정치권 인사들로부터 훈풍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선 고무적이다. 프로바둑기사회 측이 이번 기회를 살려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것도 이런 대내외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바둑기사들의 중지가 어느 정도 확인된 만큼, 바둑토토는 가능한 한 관철시키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기원도 바둑토토 도입에 호의적인 분위기다. 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여러 가지 의견들을 모아서 들어보고 최종 결정은 가을에 열릴 이사회에서 내려질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바둑토토 도입으로 얻어지는 장점이 단점 보단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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