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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경영학] 게임 개발자 상상력 극대화 문화 창의성 최대한 끌어내

입력
2018.07.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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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CEO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CEO

현대 사회에서 게임은 가장 대중적 오락이다. 특히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컴퓨터나 비디오 게임기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게임에 대한 수요ㆍ관심이 커지면서 게임은 산업은 물론, 스포츠로도 인정받고 있다. 올해 아시안게임에선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6개 게임이 시범종목으로 채택됐을 정도다. e-스포츠가 자리매김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게임회사가 바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는 할머니에게서 빌린 1만5,000달러를 종잣돈 삼아 대학 동료 2명과 함께 회사를 창업했다. 그러나 현재의 성공가도에 이르기까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1994년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워크래프트가 출시되기 전까지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려야 했다. 전 세계 게이머들이 접속해 서로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 ‘배틀넷’은 블리자드의 유명세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서버 유지ㆍ보수 등에 드는 큰 비용을 감내해야 했다. 그럼에도 블리자드가 지금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일관된 게임 개발 철학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블리자드의 게임 개발철학은 완성도 갖춘 게임이다. 그래서 게임 출시 예정일이 자주 연기되곤 한다. 게임 출시 일정 결정에는 게임 트렌드, 경쟁사 동향 등 다양한 고려 요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블리자드가 게임 완성도를 고집하는 건, 게임 개발자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빡빡한 출시 일정에 쫓기다 보면 혁신적인 생각이 나올 수 없다. 게임 개발자를 존중하는 동시에, 게임 이용자들이 더 나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다. 블리자드는 국내에서 열풍을 이끈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일인칭슈팅게임(FPS)인 오버워치를 활용한 오버워치 리그까지 출범시켰다.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의 상황은 좀 다르다. 국내 게임 산업은 단기 수익에 집중하는 전략이 지배적이다. 특히 확률형 게임 아이템을 도입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확률형 게임 아이템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아이템을 구매할 때 구체적인 아이템 종류ㆍ효과ㆍ성능이 확률에 의해 결정되는 상품이다. 게임 완성도와 상관없이 최대한의 이익을 내는데 최적화한 방법이다. 보다 많은 수익 창출이 게임 개발의 목적이 될 때 게임 개발자의 창의성은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은 게임 개발을 위해선 개발자와 경영자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게임 산업은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술 발전에 힘입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분명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에 포화상태에 이른 모바일 게임 시장, 확률형 아이템의 폐해, 게임 개발자의 열악한 처우 등 국내 게임 산업계가 처한 잘못된 현실부터 풀어야 한다. 이를 타계하기 위한 방법은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게임 개발자의 상상력이 극대화하는 문화가 확산되지 않는 한 현재의 위기는 더 큰 위기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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