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억장이 무너져내린 하루”... 조국 수석은 하염없이 오열

조 수석, 노 의원 후원회장 인연

“새로 빛나는 별 의원님이라 생각”

전반기 국회서 호흡 맞춘 우상호

“특검, 왜 모욕줬는지… 사과해야”

시민들 손글씨ㆍ편지로 마음 전달

이틀 동안 조문객 5600여명 찾아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014년 7월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역에서 열린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즉문즉답 번개토크'에 참석해 유권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의 영원한 동지, 노회찬. 그가 홀로 길을 떠났습니다. 억장이 무너져내린 하루가 그렇게 갔습니다.”(심상정 정의당 의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세상을 떠난 지 이틀째, ‘진보정치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정관계 인사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시간을 돌이킬 수만 있다면 목숨을 끊겠다는 그 결심을 말릴 수 있었다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참 슬프다"고 아쉬워했다. 추 대표는 고인에 대해 "한 정치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참 사람 냄새 훈훈하게 풍기시고 향기있는 삶을 사신 우리 정치에 강한 인상, 맑은 기상을 남기신 분"이라고 추억했다. 전반기 국회에서 노 원내대표와 함께 호흡을 맞춘 우상호 의원은 특검 수사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 의원은 “노 원내대표는 특검법에 따른 수사 대상도 아니었는데, 왜 수사 선상에 올리고 이런저런 내용을 흘려서 모욕을 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특검이 정식으로 사과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 김민석 민주정책연구원장, 김병관⋅임종성 의원, 양향자 최고위원도 빈소를 방문했다.

보수 야권 인사의 발걸음은 전날에 비해 줄어든 분위기다. 이날 가장 먼저 빈소를 방문한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마지막 가시는 길이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저 세상에서 부디 편안하게 영면하시기 바란다"고 추모했다. 손학규 전 상임선대위원장은 “정치인이 실수나 잘못을 하는 것은 흔하지만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우리 정치 풍토인데, 내 양심을 지키자, 옳은 것을 지키자 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던졌다”면서 “참으로 훌륭한 분이었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애도를 표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빈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노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오전 서울 신당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한편 정의당은 노 원내대표 장례식을 5일간 정의당장으로 치르고 상임위원장으로 이정미 대표를 선임했으며 27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영결식을 진행한다. 뉴스1

정부 측 인사들도 고인을 애도했다. 노 원내대표의 후원회장을 역임했던 조국 민정수석은 빈소를 찾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조 수석은 조문 뒤 기자들을 만나 “말을 할 수 없다”며 침묵한 뒤 페이스북에 “진보정치의 별이 졌다고들 하지만 어느 날 밤하늘에 새로 빛나는 별이 있으면 의원님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적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인과는 활동하는 공간이나 영역은 달랐지만 함께하는 마음으로 늘 해온 분”이라고 회상했다.

일반 조문객들의 조문 행렬도 길게 이어졌다. 정의당은 이틀 동안 5,600명의 조문객이 빈소를 찾았다고 밝혔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많은 분들께서 손글씨와 편지 등으로 마음을 표현해주셨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노 원내대표의 영결식은 27일 국회에서 국회장으로 치러진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이의재 인턴기자(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