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첫 의혹 제기... 허익범 특검, 수사 본격화

22일 오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기소)씨 측으로부터 불법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다가 23일 오전 투신한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이후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지난 18일 4박 6일 일정으로 4당 원내대표와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드루킹 측근에게 돈을 받은 일이 없다”며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의혹을 부인했었다.

노 의원과 김씨의 유착설이 처음 제기된 것은 김씨가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노 의원을 언급했던 사실이 지난 4월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김씨는 지난해 5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정의당과 심상정 패거리가 민주노총을 움직여 문재인 정부를 길들이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내가 경고한다”며 “지난 총선 심상정, 김종대 커넥션과 노회찬까지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고 썼다.

노 의원에 대한 수사는 첫 의혹 제기 3개월 뒤인 지난 17일 드루킹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검이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회원인 도모(61) 변호사를 정치자금법 위반과 증거위조 혐의로 긴급 체포하면서 본격화했다. 도 변호사와 노 의원은 경기고 동문이다. 특검은 도 변호사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노 의원과 김씨의 만남을 주선했고, 김씨와 공모해 노 의원 측에 현금 5,000만원을 전달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나타냈다. 노 의원은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 변호사와는) 2016년 총선 전후로 만난 적도 없고, 전화 한 통 한 적도 없다”며 “지난 10년간 만난 게 4~5차례이고, 강연 요청 외에 특별하게 교류할 내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드루킹 측에서) 나한테 그렇게 거액을 줬다면 선거 끝나고라도 ‘내가 도와줘서 잘 돼서 고맙다’고 연락이라도 했을 텐데, 드루킹과는 단 한 번 전화 통화나 문자를 주고 받은 적이 없다”며 “그러면서 돈 수 천만 원씩 주고 받을 수 있는지 내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드루킹 사건을 수사 중인 특검은 노 의원의 갑작스런 투신 소식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허 특검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기치 않은 침통한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며 “노 의원의 명복을 가슴 깊이 빌고, 또 유족에게 개인적으로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노 의원이 드루킹 사건과 관련, 신변을 비관해 투신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노 의원이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문서도 발견했다. 문서에는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며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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