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의회가 예루살렘(사진)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명시한 예루살렘법을 1980년 오늘 가결했다. 트럼프의 미 대사관 이전 선언은 저 법을 실질적으로 구현한 조치였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으로 예루살렘 전역을 장악했다. 48년 건국 이후 명목상 요르단령이던 동예루살렘이 사라진 셈이었다. 이스라엘 의회(Knesset)는 1980년 7월 30일, ‘Basic Law(일명 예루살렘법)’를 제정했다. 예루살렘을 ‘완전하고 통일된 이스라엘의 영원한 수도’로 규정하며, 예루살렘 내의 이질적(foreign body) 주권적 권력의 항구적ㆍ일시적 양도를 일절 금한 법이었다. 그 무렵만 해도 외교적 마찰이 부담스러웠던지 저 법은 집권여당이 아닌 시오니스트 극우 정당인 테히야(Tehiyaㆍ부활)당이 발의했고, 의회는 합병 등의 일부 도발적이고 직설적인 어휘들을 삭제ㆍ수정한 뒤 가결했다.

국제사회는 그들의 선언적 법이 중동 평화를 위협한다고 판단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0일 뒤인 8월 20일, 예루살렘법을 국제법 위반으로 간주해 회원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입주 거부를 권고하는 결의안 478호(찬성 14, 반대 0, 기권 1)를 가결했다. 물론 법적 구속력 없는 선언적 권고였지만, 유일한 기권국인 미국도 텔아비브의 대사관을 그대로 유지했고, 미 의회가 빌 클린턴 집권기인 1995년 ‘예루살렘 대사관법’으로 대사관 이전 법률을 가결했지만 대통령 권한으로 집행을 유예해왔다. 이스라엘 대통령궁과 외교부를 포함한 행정부, 입법부, 대법원 등 국가기관은 대부분 예루살렘에 있지만, 직선거리 53km(이동거리 약 70km) 서쪽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는 이스라엘의 외교적 수도로 기능해왔다.

2017년 말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 선언과 미 대사관 이전 결정은, 중동 석유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의존도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선언과 다름 없었다. 이스라엘을 견제해 온 아랍 주요 국가들의 입장과 역량도 과거와 달라졌다. 유엔 안보리는 80년 결의안을 재확인하려 했으나, 미국의 당연한 거부로 무산됐다.

트럼프의 선언은, 80년 ‘기본법’의 완성이자 이스라엘 패권주의의 외교적 완성이었다. 다만 유엔 총회는 2017년 12월 21일, 트럼프 선언을 거부하는 결의안을 압도적 표차(찬성 128, 반대 9, 기권 35)로 가결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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