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1라운드
건조한 날씨 딱딱한 페어웨이
좋은 샷도 벙커 빠지기 일쑤
“잔디 아닌 아스팔트 같다”
당황한 선수들 전략 마련 부심
평균 비거리 167위 키스너 선두
로리 매킬로이가 디 오픈 1라운드 18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앵거스=USA투데이 연합뉴스

올해 147회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대회인 디 오픈이 20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1ㆍ7,402야드)에서 1라운드를 마쳤다. 선수들은 예상과 달리 얌전해진 바람에 안도했지만, 단단한 페어웨이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은제 주전자 트로피 ‘클라레 저그’는 돌덩이 페어웨이를 가장 잘 요리하는 사람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최근 2개월 동안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커누스티 링크스의 페어웨이는 돌처럼 딱딱해졌다. 티 박스에서 친 공은 마치 시멘트 바닥에 떨어진 듯한 소리를 내며 페어웨이에 닿은 뒤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길게는 100야드까지 떼굴떼굴 굴러갔다. 지난 15일 연습 라운드 14번 홀에서 더스틴 존슨(34ㆍ미국)은 473야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소문난 장타자인 존슨 조차도 그 광경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수들은 “페어웨이 표면이 잔디가 아니라 카트 도로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때문에 대회를 앞두고 페어웨이 공략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 보니 티샷을 멀리, 똑바로 치면 좋은 성적이 따라온다는 공식이 이번 대회에서 만큼은 통하지 않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평균 비거리 288.2야드로 167위에 불과한 케빈 키스너(34ㆍ미국)가 대회 1라운드에서 5언더파로 단독 1위에 올랐다. 그는 페어웨이 적중률도 47%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PGA투어에서 평균 비거리 176위에 불과한 라이언 무어(36ㆍ미국)도 3언더파로 공동 5위를 꿰찼다. 2언더파로 공동 8위에 자리한 로리 매킬로이(29ㆍ북아일랜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날 페어웨이 적중률이 27%에 불과했지만 버디를 3개나 잡아냈다. 디펜딩 챔피언 조던 스피스(25ㆍ미국)는 “그린은 지루할 정도였다”며 “이 코스는 첫 2번의 샷이 모든 걸 결정한다”고 말했다. 재미교포 케빈 나(35)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공이 멈추지 않고 계속 갔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수들은 좀 더 영리한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4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오른 토니 피나우(29ㆍ미국)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벙커에 2번 빠졌는데 모두 제대로 쳤다고 생각한 공들이었다”라며 “생각을 많이 해야 하고 매우 전략적으로 코스를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킬로이는 라운드 종료 후 인터뷰에서 “예기치 못한 바운스 몇 개가 좋은 찬스로 이어졌다”며 “애초에 페어웨이에 안착시킬 생각을 않고 최대한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게 이번 주 나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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