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권 대 동남권 대립
북부권 “지자체ㆍ의원 연대투쟁 불사”
동남권 “말로만 제 2 청사” 반발
지사ㆍ부지사 집무실만 따로에
본부 소속 직원들도 ‘부글부글’
이철우 도지사가 이번 6ㆍ13지방선거 때 배포한 선거 공보물. 경북 동해안에 경북도 동부청사를 건립하겠다고 돼 있다.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도청 제2청사급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환동해지역본부의 규모를 놓고 경북도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도청사가 있는 북부권은 기존 청사 내 근무인원이 축소된다며 반대하고 동남권은 기대에 못 미친다며 반발해 지역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여기다 환동해본부 소속 직원들도 불만을 쏟아내 도지사와 부지사 집무실만 포항 도심에 별도 공간을 얻어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도지사의 공약이 산으로 간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환동해본부 규모를 확대한다는 소식에 안동과 예천 등 북부권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경북도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온 북부권으로 청사를 옮겼는데 다시 동남권으로 확장하면 도청이전의 의미가 없다며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대진 전 경북도의장(안동)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도청 신도시 이전은 이제 2년 차로 겨우 1단계 개발이 됐고 인구도 목표의 3분의 1만 달성됐다”며 “이런 시기에 도지사가 득표 논리로 인구가 많고 상대적으로 발전된 남동지역 이익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천군 한 간부 공무원은 “포항은 자생력을 갖춘 도시이지만 경북 북부권은 다르다”며 “얼마 전경북도가 계획한 30명 정도 추가 배치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안동시 관계자도 “과장급 이상 간부회의에서 북부지역 경북도의원들과 함께 적극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와 반대로 포항 등 동남권 주민들은 환동해본부가 이철우 도지사가 약속한 규모에 훨씬 못 미친다며 실망감과 함께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김관용 도지사 시절부터 제2청사로 키운다고 해 잔뜩 기대하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30명 정도 늘어난다는 소식에 실망이 큰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칠구 경북도의원(포항)은 “북부지역은 앞으로 경북도내 유관기관이 차례로 이전해 환동해본부가 확대돼도 북부대로 규모가 커지는 상황이다”며 “남북 경제협력 시기를 맞아 동해안 시대가 활짝 열리는데 환동해본부를 키워야 경북도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부와 동남권 지역 모두 불만을 내놓으면서 경북도청 신청사 이전 때와 같은 지역간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여기다 환동해본부 직원들도 올 2월 임시 개청한 본부를 또 다시 옮긴다는 소식에 불만을 제기, 도지사와 부지사 집무실만 포항 도심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계획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지적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직원들 반발이 커서 도지사와 부지사실 공간만 별도로 구해 옮기고 환동해본부는 내년 초 비는 지곡동 제철서초등학교 건물을 쓰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본부를 확대해도 둘로 쪼개는 셈이어서 도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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