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티스트 김유빈 “맑고 청아하기만 한 플루트? 편견을 깨고 싶다”

천재 플루티스트 김유빈
10대 때 세계적 콩쿠르서 우승
獨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
19세 최연소 입단 후 종신수석 선임
21일 예술의전당서 첫 독주회
플루티스트 김유빈의 별명은 '피리 부는 공룡'이다. 연주소리가 거침이 없어서다. 그는 플루트가 가진 다양한 색깔을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홍인기 기자

17세에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 없는 2위에 올랐고, 18세에는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플루트 연주자들이 가장 권위 있다고 여기는 콩쿠르 4곳 중 2곳에 출전해 얻은 결과다. 플루티스트 김유빈(21)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6년 19세의 나이로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 최연소로 입단해 종신 수석으로 선임됐다. 더 이룰 것이 있나 싶을 정도로 타고난 이 연주자는 자신의 꿈을 “플루트의 매력을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21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독주회를 여는 김유빈을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콩쿠르 우승자 대부분은 솔리스트의 길을 걷는다. 김유빈 역시 프랑스 유학 시절 솔로 연주를 중점적으로 공부했다. 어린 나이에 오케스트라 입단을 결심한 계기는 “솔로 연주를 할 때는 접해보지 못했던 훌륭한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플루트는 바로크 시대에 활발히 연주됐던 악기예요. 브람스나 슈만 등 낭만시대 작곡가들이 남긴 플루트 솔로곡은 거의 없어요. 그런데 오케스트라에서는 낭만시대 곡을 많이 연주하거든요. 특히 말러는 플루트 곡을 작곡하지 않아서 오케스트라에 입단하지 않고는 그의 곡을 접할 수도 없죠.”

프랑스에서 공부하던 연주자가 독일로 간 이유도 “더 배우기 위해서”다. “프랑스 오케스트라는 인상파 스타일의 테크닉을 많이 써요. 독일 오케스트라에서는 더 무겁고 웅장한 소리를 내는 특징이 있고요. 독일 곡을 연주하는 독일 오케스트라에 마음이 간 것 같아요.” 그렇게 생애 처음 치른 오디션에서 바로 합격했다.

최연소 연주자로서 동료 연주자들을 이끌어야 하는 수석의 자리. 40~60대의 단원들이 많은 오케스트라에서 어린 나이가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나이로 인한 불편함은 전혀 없다”고 그는 말했다. 클라리넷이나 오보에 수석들도 그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음악적으로 지지해주기 때문이다.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직접 작곡한 카덴차 부분. 김유빈 제공

오케스트라는 단원들간 앙상블이 가장 중요하지만 김유빈은 자신의 개성도 충분히 발휘할 기회가 있다며 만족해했다.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의 카덴차(작곡가가 연주자의 재량에 따라 연주할 수 있도록 비워둔 부분)를 직접 작곡해 연주하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도 악보 보는 것보다 두 귀로 듣고 들리는 대로 연주하는 게 좋았거든요. 이런 게 저만의 개성인 것 같아요.”

2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김유빈의 독주회는 그가 말한 자신의 음악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기회다.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독일에서 활동 중인 연주자의 음악적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레퍼토리도 고심해서 직접 짰다. 1부는 프랑스 색채를 보여줄 수 있는 포레의 환상곡 등 3곡을 배치했고 2부는 카를 라이케네 ‘물의 정령’, 힌데미트의 소나타로 독일 성향을 드러낸다. “힌데미트의 곡은 자주 연주되진 않는데, 신비스러워서 꼭 하고 싶었어요. 마지막이 행진으로 끝나거든요. 연주회의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을 생각하면서 레퍼토리를 짰어요.”

원래는 6곡을 연주하려 했지만, 시간을 고려해 한 곡을 뺐다. 연주하기 힘든 곡들만 한 자리에 모은 이유는 “플루트의 다양한 색깔을 들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플루트는 유독 편견이 많은 악기예요. 천사가 부는 악기로 불리잖아요. 그런 편견을 깨고 폭발하는 소리, 안개 같은 소리, 어두운 소리 등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악기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연주 소리가 거침 없어 ‘피리 부는 공룡’이라 불리는 연주자다운 포부. 그도 그 별명이 좋다고 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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