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6일 기획재정부의 보유세 개편안 확정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요동치고 있다. 세 부담이 늘면 시장 안정세가 강화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비강남권의 소형 아파트 매매를 중심으로 시장은 오히려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과 양도소득세 중과 이후 하락을 면치 못했던 강남 주택시장도 기지개를 켜는 등 정책 효과보다는 반작용이 커지는 분위기가 완연하다.

17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상반기에 한번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를 필두로 한 각종 규제 정책과 그에 따른 3월 이후 강남권 아파트값 하락에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착시 효과가 생겼을 뿐, 실제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날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1일 0.26%로 출발한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전주 대비)은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4월 전후로 하락, 5월7일엔 연초의 8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0.03%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이후 다시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보유세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달 25일엔 0.1%로 올라섰다.

[저작권 한국일보]보유세 개편안 발표(7월5일) 이후 아파트.jpg-박구원기자 /2018-07-17(한국일보)

기재부의 보유세 개편안 발표 직후인 7월 둘째 주(9일 기준)에는 서울 25개 구 중 22곳의 아파트값이 상승하거나 보합을 기록했다. 보유세 개편이 실거래가 23억원, 공시가격 15억원 이하 주택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시장에 부각되면서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비강남권 시장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대문구는 0.21%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그간 약세를 보였던 중랑(0.17%), 강북(0.15%), 성북(0.14%) 등 강북권 아파트 가격도 눈에 띄게 올랐다. 강남4구 역시 서초ㆍ강동구가 하락을 멈추고 보합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회복세에 진입한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에선 ‘강남 대장주’로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서초구 반포와 송파구 잠실의 주공아파트 등 이른바 ‘똘똘한 한 채’ 매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반포동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자포자기로 매물을 내놓았던 집주인들은 지난달 말부터 물건을 거둬들이고, 1억원을 더 주고라도 사겠다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며 달라진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여의도 및 용산 개발 계획 공식화도 하반기 서울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굴 재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싱가포르에서 “여의도를 신도시로 바꾸고 서울역-용산역 구간 철로를 지하화하겠다”고 밝힌 이후 여의도와 용산 일대는 기존 시세에 1억원 이상 호가가 붙은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지방선거와 러시아 월드컵 등으로 대거 밀린 대형 건설사들의 분양 물량이 집중 공급되는 점도 하반기 서울 부동산 가격의 주요 변수다. GS건설은 상반기에 연중 분양 물량의 24%, 대림산업은 34%만 소화한 상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하반기 신규 분양 물량이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면 ‘더 늦기 전에 서울에 들어가야 한다’는 투자심리를 더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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