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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푸틴 브로맨스’ 부각 열중... 시리아, 우크라이나, 핵감축 현안엔 ‘알맹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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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푸틴 브로맨스’ 부각 열중... 시리아, 우크라이나, 핵감축 현안엔 ‘알맹이’ 없어

입력
2018.07.17 16:32
수정
2018.07.17 20: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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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회담 결과에 대만족

미국에선 “중간선거 악영향” 분석

16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핀란드 헬싱키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기자회견 도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를 전달하고 있다. 헬싱키=AP 연합뉴스
16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핀란드 헬싱키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기자회견 도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를 전달하고 있다. 헬싱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내내 열망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단독 양자회담을 완료했다. 두 정상은 “냉전은 과거의 일이다”(푸틴) “최악의 관계가 4시간 만에 바뀌었다”(트럼프)는 등 만족감을 표시하며 그 동안 기약이 없었던 ‘트럼푸틴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 부인에 열중하는 바람에 중동ㆍ우크라이나ㆍ핵무기 감축 등 세계 주요 의제에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두 정상은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무역부터 군사, 미사일, 중국 문제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대화했다고 밝혔으나 대부분은 기존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양측이 대립하는 시리아 문제를 두고 두 정상은 ‘이스라엘의 안전 보장’이라는 원칙엔 합의했지만, 이스라엘이 주장해 온 시리아 내 ‘이란 세력’의 철수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최대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이란 핵 협상을 “핵의 평화 이용과 핵무기 비확산에 기여한다”라고 옹호하며 이란 지지 입장을 되풀이했다.

우크라이나 문제도 진전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구와 러시아 사이 최대 쟁점인 크림 반도 합병은 물론,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푸틴 대통령이 “크리미아(크림 반도) 합병에 대한 미국의 (반대) 입장은 잘 알려져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반대에 확고했지만, 우리 입장은 국제법에 의거해 합법적 국민투표를 거쳐 크리미아가 러시아에 속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손쉬울 것으로 보였던 양국 간 전략무기 감축 협약 ‘뉴 스타트(New START)’의 연장 합의도 불발됐다. 후속 협상 일정조차 나오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 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뉴 스타트를 연장할 준비가 돼 있지만 우선 세부 사항에 동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정부 때 체결된 이 협정이 “나쁜 협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역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핵 온난화(nuclear warming)가 최대 문제”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핵 확산 문제 해결을 강조했기에, 추후에라도 양국 간 핵군축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은 높다.

이렇다 할 합의는 없었지만 러시아는 회담 결과에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다. 서구 동맹과 손잡고 러시아를 봉쇄하던 미국이 눈에 띄는 태도 변화를 보였고, 양국 간 경제협력 논의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신중하고 외교적인 표현을 구사하기로 유명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담 결과를 “‘대단하다(super)’는 말로는 부족하고, ‘위대한(magnificient)’ 수준”이라고 평했다.

반면 미국에선 공화당이나 보수 언론조차 정상회담에서 보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중간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간지 워싱턴이그재미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표현에 비해 실제 정책에서는 러시아에 엄격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전통적으로 외교 매파 성향인 공화당 의원과 지지자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이 매체가 인용한 한 익명의 공화당 전략가는 “중립 성향 유권자 가운데 연방 정보기관보다 푸틴의 말이 더 옳다는 (트럼프의) 말에 동의할 이들이 있겠느냐”고 한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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