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중 한국ㆍ터키만 법적 규정
대만 주휴수당은 최저임금에 포함
유럽은 대신 연 7주 이상 유급휴일
한국은 아직 노동절 하루만 ‘유급’
장시간 근로 보상 차원서 주휴수당
“사문화되면 최저임금 더 올려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17일 서울 동작구 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긴급 임시이사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된 이후 경영계에서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이미 실질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었다면서 아예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주휴수당은 우리나라와 터키에만 있는 제도”라는 게 그들 주장의 근거다.

17일 경영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는 주휴수당도 임금인 만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휴수당 폐지 청원글도 수백 건 올라왔다. 근로기준법 제55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 15시간 일한 근로자에게는 근무시간에 비례해서 시간 당 임금을 더 지급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주휴수당 부담을 이유로 근로시간을 주 14시간 이하로 쪼개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경기 고양시의 편의점주 윤모(50)씨는 “가게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한 명을 뽑아 길게 쓰는 게 좋지만, 주휴수당까지 주자니 인건비가 너무 많이 나가서 최대한 짧게 일하는 사람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주휴수당을 의무화한 나라는 우리나라와 터키뿐이라는 것은 사실일까. 일단 이 주장만 놓고보면 ‘사실’이다. 대만에도 주휴수당이 있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에 주휴수당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법 대신 노사의 단체협약으로 ‘사실상의 주휴수당’을 지급한다. 한국에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과 함께 도입된 주휴수당은 장시간 근로를 막고 낮은 기본급을 보완하려 만들어졌다고 학계는 해석한다. 급격한 산업화 과정 속에서 근로시간으로만 세계 1, 2위를 다투던 근로자들을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유급휴일로 쉬게 하자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비춰보면 다른 나라의 경우 관련 제도가 이미 정착, 운영되고 있어 굳이 법으로 규정할 이유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노동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다른 나라에 주휴수당이 없다기보다는 비슷한 제도로 대체한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해진 근무일을 ‘개근’해야만 받을 수 있는 주휴수당의 조건이 더욱 엄격하다고 보는 평가도 있다.

유럽 국가들은 근로자들에게 연간 평균 7주 이상의 유급휴일을 준다. 단체협약을 통해 주휴수당 개념으로 연 최소 25~30일의 유급휴일을 보장하고, 여기에 유럽연합(EU)의 근로시간 지침에 따른 휴가개념의 4주 이상의 연차 유급휴일, 법정 공휴일까지 있다. 법정 공휴일이 없는 영국도 은행이 쉬는 8일 가량은 유급휴일이고, 우리나라와 같이 5월 1일 단 하루만 유급휴일인 프랑스는 단체협약으로 나머지 10일의 법정 공휴일 모두를 유급 처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노동절(5월 1일) 딱 하루만 유급휴일이었고, 나머지 관공서 공휴일은 기업 별로 유급휴일 여부가 천차만별이었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2020년부터 3ㆍ1절 등 15일의 유급휴일이 더 생기지만, 연차 유급휴일도 최소 15일이라 적은 편이다. 해당 주에 ‘개근’할 경우에 주어지는 연 최대 52일의 주휴일은 이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만약 주휴수당이 폐지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유급휴일을 보장할 마땅한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 특히 단체협약 적용률이 90%에 가까운 선진국에 비해 이 수치가 10%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ㆍ영세업체나 아르바이트생의 유급휴일을 보장할 방안도 마땅치 않다.

일각에서는 경영계 주장대로 주휴수당을 폐지하거나 최저임금에 넣는다면 인상 폭을 더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저임금은 제도 도입 때부터 주휴수당 지급을 전제하고 인상률을 결정해왔다”며 이같이 꼬집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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