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ㆍ안전ㆍ문화ㆍ교육 등에 최첨단 기술 적용

자율주행차가 도심을 질주하고, 드론이 물건을 배달하는 스마트시티가 3년 뒤 세종에서 국내 첫 선을 보인다. 교통, 안전, 문화, 교육 등 생활 전반에 최첨단 기술이 적용돼 주민 편의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이 미래형 도시는 그러나 영화에서 보듯 웅장한 마천루의 도시보다는 걸어 다니기 좋은 북촌, 연남동 같은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게 총괄책임자의 설명이다.

앞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국토교통부 등은 16일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기본구상’을 공개했다. 시범도시로 선정된 세종 5-1생활권(274만㎡)에 공유 자동차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부산 에코델타시티(219만㎡)에 친환경 첨단 수변도시를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이들 시범도시는 2021년말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세종 스마트시티 총괄책임자(MPㆍMaster Planner)를 맡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뇌과학자)는 17일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을 통해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사용한 마천루가 들어가 있는 도시가 아니라 걸어 다니는 맛이 나고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서촌이나 북촌, 연남동 같은 느낌이 될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16일 서울 마포구 DMC첨단산업센터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기본구상' 발표에서 세종 스마트시티 기본구상안을 설명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오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세종과 부산에 스마트시티를 마련한다. 뉴스1

세종 스마트시티는 구상단계부터 여느 도시들의 개발계획과 달랐다. 건축가나 도시계획 전문가가 아닌 뇌과학자를 총괄책임자로 앉힌 것부터가 그렇다. 정 교수는 “이전 도시들은 대개 건설토목을 중심으로 하는데, 스마트시티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테크놀로지를 깔고 도시를 설계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테크놀로지 기술이 필요했고, (그 분야 전문가인) 제가 선택되지 않았겠나”라고 설명했다.

여의도 정도의 면적에 어떤 기술들이 구현될까. 큰 틀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테크놀로지들이 깔려 있어서 사람들을 훨씬 편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는 게 정 교수의 구상이다. 예컨대 112에 범죄 신고를 하면 거리와 상관 없이 관할지역 경찰서로 연결이 되지만 스마트시티에서는 교통상황을 반영해 가장 빨리 출동할 수 있는 경찰서로 연락을 하게 된다. 큰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응급차와 소방차 출동경로에 있는 차량 운전자들에게 휴대폰 문자를 보내 ‘미리 길을 터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스마트시티 기술은 문화공연에서도 요긴하다. 현재 인구 50만명 이하의 세종시에는 공연이 거의 없다. 관객 수가 적어 공연장 대관료조차 감당할 수 없을 것을 염려해 유명 연예인들이 선뜻 찾지 않기 때문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스마트시티 앱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한 사람이 앱으로 원하는 가수의 공연을 청원하고, 일정 수 이상의 사람들이 추천을 하면 그 가수에게 ‘이 정도의 사람들이 당신 공연을 원한다’는 정보를 전달한다. 가수가 공연을 하겠다고 하면 미리 돈을 걷어 규모에 맞는 무대를 예약해 공연을 성사시키는 식이다.

스마트시티의 교육환경은 세계적으로 추구하는 정성평가 모델이 될 전망이다. 정 교수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만의 관점으로 사고하고 창의적인 성과물을 내도록 하는 정성평가 중심의 교육을 하려면 선생님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것을 에듀테크로 보완해 토론이 용이하고 실험이 편리하고 정성평가가 가능한 학교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스마트시티는 ‘물 특화 도시’로 조성된다. 낙동강, 평강천 등 인근 물길 3개가 만나는 ‘세물머리’ 수변 공간을 도시 랜드마크로 세우고 물 관련 신기술을 대거 접목한 물 순환 도시를 만들게 된다. 특히 울산, 양산, 창원 등 산업단지에서 가깝다는 이점을 활용,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을 돕는 창업공간을 집중적으로 만들 방침이다. 이곳의 총괄책임자는 영국 스타트업 육성기업 ‘엑센트리’의 천재원 대표가 맡았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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