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도 감독으로도 월드컵 우승

최악의 암흑기에 佛 대표팀 맡아
형님 리더십으로 ‘아트사커’ 부활
프랑스 대표팀의 디디에 데샹 감독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리한 후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가 많다고 좋은 팀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그 동안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이 배출된 프랑스지만, 유니폼에 또 하나의 별을 새기는 데는 20년이 걸렸다. 2018년 프랑스의 우승은 디디에 데샹(50)이란 훌륭한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데샹은 레블뢰 군단의 유니폼을 입고 103 경기에 출전한 프랑스의 축구 영웅이다. 1998년엔 프랑스의 첫 월드컵 우승도 이끌었다. 당시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그는 흑인인 마르셀 드사이, 알제리계인 지네딘 지단 등 다양한 출신의 선수들과 가리지 않고 어울리며 여러 인종이 섞인 대표팀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그의 리더십은 유로 2000 우승을 만들어내는 등 프랑스 축구의 최전성기를 이어가는 밑바탕이 됐다. 지단이 “기술과 체력은 노력으로 얻었지만, 선수로서 지녀야 할 자세와 마음가짐은 데샹으로부터 배웠다”고 말할 정도였다.

2001년 AS모나코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데샹은 유벤투스와 마르세유를 거쳐 2012년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했다. 당시 프랑스는 유로 2008,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하는 등 사상 최악의 암흑기에 빠져있었다. 2010년엔 감독과의 불화로 선수들이 훈련까지 거부하는 팀 분열 사태도 벌어졌다. 유로 2012에서도 8강 탈락했다. 레블뢰 군단으로 돌아온 그에겐 대표팀 부활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맡겨졌다.

데샹은 선수 시절 기억을 살려 ‘원 팀’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선수들이 함께 식사하게 했고, 식사할 땐 휴대폰 사용을 금지했다. 선수들이 참여하는 비디오 게임 대회를 열기도 했다. 선수 간 소통을 위한 장치였고, 매 대회 발목을 잡던 파벌 문제를 없애기 위한 해결책이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며 살아나기 시작한 데샹의 프랑스는 유로 2016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데샹이 지휘한 6년간 프랑스는 82경기에서 52승을 거두며 ‘아트 사커’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스캔들을 일으켰던 카림 벤제마(31ㆍ레알 마드리드) 등 기강을 해치는 선수는 팀에서 제외시키는 등 필요할 땐 과감히 칼을 빼들었다. 이번 대회에선 대표팀 경험이 거의 없는 루카스 에르난데스(22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에 주전 기회를 부여하며 프랑스를 더욱 젊고 강한 팀으로도 만들었다.

데샹은 우승 이후 “승리는 선수들의 몫”이라며 공을 돌렸다. 하지만 골키퍼 위고 요리스(32ㆍ토트넘) 등 선수들은 "이번 우승엔 그의 역할이 컸다"며 감독을 높이 헹가래 쳤다.

박순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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