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와 동시지원 가능해지자
학부모 상담 빗발·특강반 인기
그래픽 신동준 기자

중3 딸을 둔 서울 노원구의 박모(45)씨는 7월부터 매 주말마다 고교입시설명회를 찾아 다니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딸을 일반고에 보낼 생각이었지만, 올해 고교 입시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ㆍ외국어고(외고)와 일반고 동시지원이 가능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외고에 도전해보기로 한 것이다. 그는 지난 9일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열린 자사고ㆍ외고 입학설명회에 참석했고, 14일에는 경기도의 한 외고에서 열린 설명회를 찾았다고 했다. 박씨는 “딸 성적이 최상위권은 아닌데 그럴수록 부모의 정보력이 당락을 정한다는 게 학원들의 설명”이라며 “아빠로서 주말을 반납하고 과외를 더 시켜서라도 자녀가 좋은 기회를 잡도록 돕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교육부가 올해 고입에서 자사고ㆍ외고와 일반고의 동시지원을 허용하자 학원가는 고입 벼락치기 특수로 바빠졌다. 학원ㆍ입시업체들은 지난달 28일 헌재 결정이 나온 직후부터 급히 입시설명회를 꾸리고 학부모들에게 ‘자사고 입시 마지막 기회’등의 문구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방학 특강도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대치동의 한 영어전문학원 관계자는 “자소서ㆍ면접 준비반을 개설했는데 등록한 학생 40여명 중 절반 가량이 자사고 입시를 처음 준비하는 학생이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터넷 맘카페에는 자사고ㆍ외고의 입시설명회 및 학원 특강 정보가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A입시전문업체 관계자는 “헌재 판결이 나온 이후 학부모 상담전화가 빗발쳤고 지금도 매일 10건 이상 문의가 들어온다”며 “자사고 입시가 결코 쉬운 게 아니라서 수요가 많지 않을 거라 예상했는데 중 1,2학년 때 활동경험이 많은 학생들이 아쉬움에 몰려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2학기 성적까지 포함되는 외고 입시에서 역전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경기 성남의 한 수학학원 원장은 “학부모들이 먼저 ‘외고 대비반을 만들어달라’고 해서 상위권만 모아 반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갑작스러운 결정 탓에 입시업체의 문을 두드릴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중3 학부모 서모(43)씨는 “2022년 대입제도도 아직 결정이 안돼서 아이를 자사고에 보내는 게 대입에 정말 유리할지 부모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며 “결국 여러 학원의 상담을 받고 불안을 잠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큰 그림 없이 엇박자만 내는 교육정책이 사교육의 단기 마케팅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