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여검사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검사장과 피해 사실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사건 공개 후 처음으로 한 법정에 섰다. 서 검사는 안 전 검사장의 법정 퇴정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피고인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가림막이 설치돼 두 사람이 얼굴을 직접 대면하는 일은 없었다.

16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검사장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사건 공판 기일에, 서 검사는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증인신문은 오후 2시10분께부터 2시간가량 진행됐다.

서 검사는 신문을 마친 후 안 전 검사장을 대면한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가해자가 검찰에서 절대 권력을 누렸고, 현재까지도 그 권력이 잔존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는 저에게는 범죄자일 뿐이다”고 답했다.

안 전 검사장이 혐의를 부인하는 것에 대해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안 전 검사장이 법정에서 자신의 성추행 및 인사 보복 혐의를 두고 어떻게 진술했느냐는 질문에 “본인은 모르는 일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서 검사보다 앞서 법정을 빠져 나온 안 전 검사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서 검사는 이날 법정 출석에 앞서 ▦비공개 심리 ▦증언 도중 피고인(안 전 검사장) 퇴정 ▦차폐 시설 설치 등을 요청했다. 안 전 검사장 측은 피고인이 퇴정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사건 성격이나 증인 입장에서 피고인과 대면하기 난처하다는 사정도 이해는 가지만 피고인이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 문답 내용에 관여할 필요가 있고 인사상 여러 내용들을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원칙에 따라 결정되길 희망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에 재판부는 “형사재판 절차에서 방어권 보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권리인 만큼 피고인 퇴정을 명하지는 않겠다”며 “대신 가림막을 설치해 법정에서 직접 대면하는 것은 방지하도록 하겠다”고 결정했다. 또한 서 검사 측 요구를 받아 들여 증인신문을 모두 비공개로 진행키로 했다. 이날 재판은 방청객들이 모두 퇴정한 채로 진행됐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재판에서 “강제추행 당시 피고인의 상태와 통영지청에 발령 난 뒤 사직서를 낸 경과, 피고인의 범행을 알게 된 경위 등을 확인하겠다”며 서 검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5일 서 검사 주소지로 증인 소환장을 발송했지만 폐문부재(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로 소환장 전달에 실패했다. 하지만 서 검사는 변호인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재판 출석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검사장은 2015년 8월 서 검사가 성추행 사건을 문제 삼으려 하자 검찰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 신분을 이용해 서 검사를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내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진행된 재판에서 안 전 검사장은 본인에 적용된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서 검사는 최근 검찰 인사를 통해 종전 통영지청 검사에서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로 승진 이동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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