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반발 커 쉽지 않을 듯
[저작권 한국일보]그래픽=강준구 기자

최저임금위원회가 14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10.9%로 결정하면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이제 사실상 달성이 어렵게 됐다. 속도조절론에 어느 정도 힘이 실린 결과인데, 여전히 가파른 속도라며 소상공인을 비롯한 경영계가 반발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2021년 도달할 수 있을지조차 아직 단정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에 8,350원으로 결정된 최저임금을 공약대로 내후년 1만원까지 올리려면 인상률이 19.8%에 달해야 한다.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수치다. 1991년에 18.8%를 한번에 올린 적이 있긴 하지만 외환 위기 이전 고도 성장기와 현재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이 때문에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공약을 달성하려면 최소 15.3% 인상해야 한다며 8,680원 안을 냈지만 표결에서 밀려 무산됐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 목표가 공약뿐 아니라 국정과제에 명시돼 있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도 부담이 적지는 않다. 국정과제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따진 뒤 행정부의 정책에 반영한 실제 이행 계획이어서 파기의 위중함이 공약보다 훨씬 크다. 하지만 고용 위축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무시한 채 그대로 강행할 때의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2020년 목표 달성은 어려워졌지만, 만약 2021년에까지도 도달하지 못한다면 노동계의 반발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1년 1만원 달성도 그리 간단치는 않아 보인다. 2년 연속 9% 인상을 하는 경우에도 9,920원에 그친다. 10%씩 두 번을 올려야 1만103원으로 1만원을 넘어서게 된다. 올해도 두 자릿수 인상을 놓고 경영계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3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변수는 업종별 차등 최저임금 적용이다. 올해는 실패했지만, 내년 이후 도입 검토가 이뤄진다면 차등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가능해진다. 이와 관련, 김성호 최저임금위원회 부위원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업종별 구분을 할 만큼 (기준으로 삼을)완벽한 통계가 없다”며 “그런 제약이 있다 보니 과연 제대로 작동될 것인가를 정부 전문가들도 염려했고 동의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좀 더 엄밀한 통계가 있다면 진지하게 논의해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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