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 무기력한 경기에 실망감
英 언론ㆍ팬 “실력차 확인” 혹평/그림 1잉글랜드의 존 스톤스(왼쪽)가 1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끝난 러시아월드컵 3-4위전을 마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연합뉴스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불과 한 경기 만에 온탕에서 냉탕을 경험했다.

잉글랜드는 15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끝난 2018 러시아월드컵 3ㆍ4위 결정전에서 벨기에에 0-2로 져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 12일 크로아티아와 4강전에서 패할 때 비난이 아닌 따뜻한 격려를 들었지만 졸전 뒤 ‘빈손 귀환’에 여론은 곧바로 등을 돌렸다.

영국 언론 ‘익스프레스’는 “4강전 당시처럼은 아닐지라도 잉글랜드 전역의 축구 팬들은 대형스크린을 통한 3ㆍ4위전 시청을 준비했다”며 “하지만 3위로 끝날 것이라는 희망은 로베르토 마르티네즈의 벨기에한테 좌절됐다”고 전했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52년 만의 결승 진출을 노렸던 잉글랜드는 3ㆍ4위전으로 밀려나자 동기부여를 잃은 듯 무기력한 경기 내용을 보였다. 공격진의 창은 무뎠고, 수비진은 상대에 뒷공간을 잇달아 내줬다. 비록 큰 의미가 없는 경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3위로 동메달을 갖고 귀환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잉글랜드 서포터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축구 팬 헨리는 트위터에 “이런 경기를 보는 걸 거부한다”고 적었다.

아일랜드 출신의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로이 킨은 “큰 경기에서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창조적인 선수가 부족하다”면서 “잉글랜드와 벨기에의 미드필더 실력 차를 확인했고, 수비도 형편 없었다. 아주 갈 길이 멀다”고 혹평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미드필더 대니 로즈(토트넘)가 구멍이 뚫린 양말을 신고 출전한 것에 대해 조롱 섞인 반응도 나왔다. 축구계 유머를 다루는 ‘푸티 유머’ 트위터는 로즈의 양말 사진과 함께 “로즈 양말과 잉글랜드 수비진 가운데 어떤 구멍 더 많은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축구 매체 ‘더 풋볼 리퍼블릭’도 트위터에 “벨기에가 로즈 양말의 구멍보다 더 많은 잉글랜드 수비의 구멍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3ㆍ4위전 결과보다 대회 전체를 돌이켜보며 “우리는 경쟁력을 입증했고, 선수들은 잉글랜드에 돌아가 찬사 받을 자격이 있다”고 선수들을 감쌌다. 그는 또한 “우리가 해낸 일이 자랑스럽지만 환상에 빠지지 않았다”면서 “벨기에의 전력과 선수들 나이는 지금 전성기를 누릴 시기인 반면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경험은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약속했다. 맨유의 조제 무리뉴 감독 역시 “잉글랜드는 다음 대회에 더 나아질 것”이라며 “모든 포지션에 걸쳐 미래가 밝고 연속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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