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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 수위 더욱 높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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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 수위 더욱 높인 트럼프

입력
2018.07.12 18:31
수정
2018.07.1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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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국들 국방비 안 늘리면 나토 탈퇴할 수도”

“GDP의 4%로 올려라” 요구

천연가스 추진 사업 언급하며

“獨은 러시아의 포로” 작심 비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저녁 브뤼셀 예술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된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저녁 브뤼셀 예술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된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둘째 날인 12일(현지시간)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국내 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늘리지 않으면 나토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나토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국내 GDP의 4%까지 늘릴 것을 요구한 데 이어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인 것이다. 독일에 대해선 ‘러시아의 포로’라는 노골적인 표현을 써 가며 집중 공격했다.

DPA통신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즉각 증액하지 않으면 미국이 국방 문제에서 단독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집단안보체제인 나토에서의 독자 활동은 탈퇴를 의미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GDP의 4%를 국방비로 지출하라고 주장해 동맹국 지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나토 회원국들에 2014년 합의한 ‘GDP 대비 2%’의 두 배 수준으로 국방비를 올리라고 주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 회의가 끝난 후 트위터에서도 “모든 나토 국가는 2%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이는 결국 4%로 향해야 한다”며 국방비를 늘릴 것을 강조했다. 직전엔 “2025년(원래 기한은 2024년)까지가 아니라 지금 당장 GDP의 2%를 지출해야 한다”고만 말했었다. 이에 대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짐을 더 많이 나누고, 최소 이미 언급된 의무는 이행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에 대해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다. 11일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주최한 조찬 회동에서 독일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도입을 위해 추진하는 ‘노드 스트림 2 파이트라인’ 사업을 언급, “독일은 내가 생각하는 한 러시아에게 포로로 잡혀 있다. 러시아로부터 진짜 많은 에너지를 받아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독일을 보호해야 하는데, 그들은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들여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 회의 직후 트위터에서도 “러시아로부터 보호 받기를 희망하는 독일은 러시아에 돈을 지불하기 시작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미국의 오랜 동맹인 독일에 대한 집중 포격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궁금증을 증폭시키면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우선 무역 문제와 관련된 왜곡된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을 ‘미국을 착취해 혜택 보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2016년 기준 대 독일 무역에서 65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달 간 미국 거리에 독일 차가 너무 많다고 불평해왔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독일과 다른 부유한 나토국들은 비용(국방비)의 일부만 지불한다. 미국은 유럽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는데, 무역에서는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러시아 가스관 사업을 걸고 넘어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독일이 러시아가 아닌 미국의 에너지 자원을 더 수입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는 설명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외국 정상 중 한 명이라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는 설명도 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의 고문을 지낸 줄리 스미스는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와 관계된 것을 혐오하는데, 메르켈 총리가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가깝게 지냈던 게 못마땅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격 상 양국 정상이 서로 어울리기 힘든 스타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 재단 외교정책 분석가는 “메르켈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처럼 아첨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두 정상이 한 번도 편안한 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줄리 스미스 전 고문도 “메르켈 총리처럼 강한 여성을 받아 들이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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