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사회학
후지타 나오야 지음ㆍ선정우 옮김
요다 발행ㆍ376쪽ㆍ1만6,000원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부산행’(2016)과 520만 관객을 모은 영화 ‘월드 워 Z’(2013) 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좀비 영화라는 점이다. 발이 엄청 빠르고 지능이 높은 좀비들이 인간을 공격하기 위해 몰려다닌다. 두 팔을 허우적대며 느릿느릿 거리를 활보하던 좀비들은 이제 관객과 작별을 고한 듯하다. 높다란 장벽을 넘고, 달리는 기차를 잡기 위해 서로의 몸을 뒤엉켜 올라타고 기어오르는 좀비들의 세상이 됐다. 좀비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사랑을 나누는 영화 ‘웜 바디스’(2013)도 있다. 저자는 이런 좀비들을 일컬어 ‘21세기 좀비’라고 칭한다. 반면 ‘좀비 영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 등에 등장하는 좀비들은 ‘근대 좀비’다. 근대 좀비는 발이 느리고 지능이 낮으며 썩어 있고 인간과 공존할 수 없다. 영화 속 좀비들은 왜 변했을까. 책은 좀비를 분석하면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단면을 심도 있게 건드린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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