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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 세력 없는 트럼프 질주…의회 ‘구속력 없는’ 상징적 조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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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 세력 없는 트럼프 질주…의회 ‘구속력 없는’ 상징적 조치만

입력
2018.07.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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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국(NATO)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는 도중 취재진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국(NATO)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는 도중 취재진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전 등으로 기존의 통상ㆍ안보 질서를 휘젓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 이를 견제할 만한 세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나 주류 언론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제어할 만한 공화당이나 지지층에선 일부 볼멘 소리만 나올 뿐 큰 저항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도 무역 전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큰 부담 없이 질주하는 상황이다.

미국 상원은 11일(현지시간) 에너지ㆍ수도 예산 법률안과 관련해 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때 의회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내용의 부속 동의안을 찬성 88대 반대 11표로 통과시켰으나 구속력 있는 조치를 담지는 못했다. 공화당 소속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적인 관세 명령이 권한 남용이라며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지만, 공화당 다수의 반대로 의회의 우려를 표명하는 차원에서 상징적인 조치만 취한 것이다. 그나마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에 제동을 걸 만하지만, 공화당 다수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거스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 내의 대표적인 트럼프 비판론자인 제프 플레이크 상원 의원은 “만약 오늘 표결이 구속력이 있는 내용을 다뤘다면 가결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의원들의 소극적 자세를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이 관세 전쟁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조지메이슨대 스카스쿨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복 관세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15개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5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대선 때의 52%보다도 높은 것이다.

무역 전쟁에 대한 미국 경제계의 우려 목소리는 높지만, 정작 미국 증시는 현재까지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 모습이다. 트럼프 정부가 전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지만 다우존스 지수는 이날 0.88% 하락하는 데 그쳤다. 그간 미중간 무역전쟁이 격화돼왔지만 뉴욕 증시의 대표적 지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5월 초 이후 5%가 올랐다. 향후 증시 향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감세와 재정부양책이 관세 전쟁을 감내할 수 있게 해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WP는 이날 이 같은 요인 등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게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관세 폭탄전이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여론이 돌아설 가능성은 남아 있다. 보복 관세 영향을 받는 15개주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무역 문제에 대한 관심은 일자리, 건강보험, 이민, 총기 규제 등의 이슈에 비해 후 순위로 밀려났는데, 이는 주민들이 관세 전쟁을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이 보복 관세 타깃으로 삼은 대두 생산지인 아이오와주의 찰스 그래슬리 공화당 의원은 “주민들이 초조해하면서 9월이나 11월 이전에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답을 듣길 원한다”면서 “시간이 지나고 가격이 폭락한다면 지지자들의 인내심도 떨어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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