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성장률 전망 2.9% 하향
내수 고용 수출 등 총체적 난국
모든 수단 동원, 경기악화 막아야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0%에서 2.9%로 낮췄다. 한은은 올해 1월과 4월 전망에서 한국경제가 3.0%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도 2.8%로 0.1%포인트 내렸다.

내수 고용 투자 등이 저조해 경기 하강 흐름이 뚜렷한 가운데 한국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인 수출마저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판단이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해 11월 이래 8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금 한국경제는 총체적 난국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지난해 3% 성장을 이끈 설비 및 건설투자가 부진할뿐만 아니라 다주택자 등에 대한 규제에도 불구, 가계대출 증가폭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고용은 매우 심각하다. 취업자 증가 규모가 6개월 연속 10만명 안팎의 미약한 증가세에 머물러 정부 목표치 32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상황이지만 하반기에도 별반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는 게 더 문제다.

그나마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 가던 수출도 최근 들어 불안한 모습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 양상을 띠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의 성장동력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이달 1~10일 수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1.9% 감소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관세 폭탄으로 미국의 대중(對中) 수입이 10% 감소하면, 우리 대중 수출은 31조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향후 2년간 글로벌 경제도 둔화할 것이라는 게 국내외 경제전문기관의 일치된 전망이다. 지금처럼 고용ㆍ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내리막길을 걷고 금융시장이 흔들린다면 한국경제는 회복 불능의 상황에 처할 위험이 크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우리 경제 구조를 감안할 때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의 공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기업인과 소비자들의 경기ㆍ소비 전망은 악화일로다. 정부가 지금처럼 무기력하게 상황을 방치했다가는 위기를 피할 수 없다. 비상한 각오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자 및 소비 심리를 되살려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의 한 축인 공정경제를 포기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 1년간 성과가 거의 없었던 혁신성장의 기운을 불어넣는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기존 정책의 부작용을 보완하면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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