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2000억달러 규모 추가 관세

트럼프 ‘대중 보복 경고’ 현실화

‘北 비핵화’ 中 어깃장 불만도 감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을 갖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설마 하던 ‘눈에 눈, 이에는 이’ 식의 미중간 관세 보복전이 현실화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대중 무역 문제의 끝장을 보겠다는 태세로 돌진해 현재로선 협상을 통한 타협의 여지가 희박한 상태다. 양국 중 어느 한쪽이 상당한 내상을 입고 손을 들 때까지 무역 전면전이 브레이크 없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10일(현지시간) 추가로 2,00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경고를 더 이상 엄포로 보기 어렵게 됐다. 이번 조치가 두 달의 유예 기간을 두고 있지만, 보복 관세 절차의 방아쇠를 당긴 셈이어서 중국의 획기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는 이상 2,00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트럼프 정부의 고강도 압박은 대중 무역 적자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백악관의 확고한 결의에다 11월 중간 선거라는 정치 일정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간 대중 정책을 놓고 강온파간 대립이 끊이지 않던 상황에서 최근 강경파가 내부 격론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폴리티코가 최근 전했다. 대중 강경파로 분류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날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역시 대중 무역 문제에 대한 정치적 신념이 확고한 데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어려운 상태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0년간 중국과 맞설 것을 설파해 왔다”며 “그의 전체 인생에서 가장 일관성이 있는 것이 중국의 경제적 위협에 대한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보이지 않은 손’으로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불만도 대중 압박의 고삐를 더욱 죄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과 강경파들은 11월 중간 선거에서 무역 전쟁 이슈가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공화당 텃밭인 농업 지역을 겨냥하고 있지만 이 지역들이 워낙 탄탄한 공화당 우세주인 반면, 미시간ㆍ 오하이오 등 전통적 경합주는 중국과의 무역 경쟁으로 타격을 입었던 곳이어서 무역 전쟁으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실제 중국산 소비자 제품에까지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부담을 떠 안게 돼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갈수록 선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도 이를 노리고 중간선거 결과에 최대한 타격을 주겠다는 계산이어서 11월까지는 어느 한쪽이 먼저 물러설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간 대중 온건파에 속하는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지속적으로 중국과 협상을 벌여왔지만 지금은 양측간 협상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와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중간 선거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미중간 긴장을 완화할 길을 찾기가 더 어렵게 됐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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