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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나라’가 인도에서 나이지리아로 바뀌었다. 꾸준하게 국가 소득 수준을 높여가며 빈곤 탈출에 성공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아프리카 국가들은 갈수록 궁핍해지고 있다. 세계 빈곤 상황마저도 양극화하는 셈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30년엔 전 세계 극빈층 인구의 90%가 아프리카 대륙에 몰려 있을 것이란 안타까운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10일(현지시간) 극빈층이 가장 많은 나라로, 수십 년간 자리를 지켜왔던 인도를 제치고 최근 나이지리아가 1위로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세계빈곤시계(World Poverty Clock)라는 구호단체가 각국의 빈곤 상태를 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만들어진 세계빈곤시계는 나라별로 극빈층에서 탈출하는 가구수를 실시간 집계해 전 세계의 빈곤율을 추적하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가 제시한 극빈층의 기준은 하루 1.9달러(2,100원) 이하로 의식주를 해결하는 사람들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인도는 7,060만 명이, 나이지리아는 8,700만 명이 극심한 빈곤 상황에 처해 있다. 나이지리아는 전체 인구(1억 9,100만 명)의 44% 가량이, 인도의 경우 13억 인구 중 5%가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인도의 극빈층 수는 1분당 44명 꼴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나이지리아에선 1분당 6명 꼴로 오히려 증가 추세다. .

브루킹스연구소는 갈수록 아프리카로의 빈곤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지난해 1분당 평균 77명꼴로 빈곤 탈출에 성공했다. 반면 아프리카의 경우 지난해 240만명, 올해 320만명이 극빈층으로 새롭게 편입되는 등 정반대 길을 걷고 있다. 천연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개발할 정치ㆍ사회적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탓이다. 당장 나이지리아의 경우 아프리카에서 석유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자원 부국이지만, 부정부패 등으로 경제개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인구수가 많은 나이지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의 빈곤 개선율이 뒤쳐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아프리카 국가의 발전 노선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전 세계의 빈곤 개선 속도가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의 절대 빈곤과 함께, 중진국의 상대적 빈곤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여전히 농촌에선 수만 명이 자살을 하고, 5세 이하 아이들이 영양실조를 겪는 인도에서 빈곤 상황이 나아졌다고 말하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해부터 세계은행은 중진국의 빈곤층 기준으로 하루 3.2달러(3,500원)의 생계비 기준을 추가했다. 인도의 경제학자 수리지트 발라는 “이 경우 인도 인구의 3분의 1이 가난한 사람들에 속한다”고 추정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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