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기류 완화로 방향 선회
대통령 규제개혁 안건에도 포함
특례법 통과 가능성 높아져
“시중은행들 뒤흔든 메기 역할
금융 혁신 이어가려면
대출영업 실탄 공급 쉽게 해야”
지난 4월 케이뱅크 1주년 설명회를 하고 있는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왼쪽) 카카오뱅크 직원들이 시연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올 하반기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특례법 통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금지) 규제를 완화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출범해 기존 은행의 경영 전략을 변화시키는 등 ‘메기 역할’을 적잖이 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앞으로도 제 역할을 하려면 대출 영업에 필요한 실탄(자본)을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에 한정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 점검회의 안건으로도 올라가 있어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11일 국회에선 민주당 소속 민병두ㆍ정재호 의원 주최로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이들 두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특례법이 통과될 수 있게 힘쓰겠다고 밝혔다. 민병두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이후 대출 접근성 등 소비자 편의성이 확연히 높아진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남은 건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 확충 이슈인데 경영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특례법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재호 의원은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당내에서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올 하반기엔 기대를 걸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금까지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폐해에만 집착했다”며 “그런 우려를 감안한 규제는 얼마든 만들면 되는 것이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은행으로 대표되는 핀테크(IT 기술을 접목한 금융서비스)를 경제활성화의 지렛대로 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민주당 분위기는 지난 19대 국회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당론으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반대했던 것과 비교할 때 상당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자본금 조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지금까지 주주들을 상대로 한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본을 조달해왔지만, 언제까지나 주주들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는 처지인 탓이다. 케이뱅크는 최근 주주들을 상대로 한 2차 유상증자(1,500억원)를 결정했지만, 정작 납입일인 12일에 납입금이 모두 들어올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는 본보 기자에 “가까스로 2차 유증을 추진했지만 현재로선 증자가 완전히 성공할지 확신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들 은행은 여당의 전향적 규제 완화 입장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KT와 카카오가 주도적으로 지분을 늘리는 게 가능해져 적어도 지금처럼 자본 부족으로 대출을 중단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된다. 현행 규제에선 산업자본은 최대 10%까지(의결권)만 은행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금처럼 낮은 지분으론 지난 1년간 보여준 혁신적인 성과가 한 차례 실험으로 끝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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