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굴 13명 구조 ‘해피 엔딩’

전 세계가 무사 귀환에 환호
트럼프 “너무나 아름다운 순간”
태국 치앙라이주 매사이 지구의 탐루앙 동굴에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소년 12명과 코치 등 13명이 마침내 10일 모두 무사 생환하자 이번 구조 작전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작전 성공을 자축하고 있다. 매사이=로이터 연합뉴스

말 그대로 ‘기적’이었다.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매사이 지구의 탐루앙 동굴에서 2주 이상 갇혀 있던 유소년 축구팀 소년 12명과 20대 코치 등 13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된 데에는 생명을 걸고 구출 작전에 참여한 구조팀 대원들의 공헌이 가장 컸지만, ‘천운’도 작용했다. 태국 현지가 우기(雨期)에 접어들었는데도 불구, 다행스럽게 이들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까진 비가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무 빠’(야생 멧돼지) 유소년 축구클럽 소속 선수 12명과 엑까뽄 찬따웡(25) 코치는 오후 훈련을 마치고 동굴에 갔다가 나오지 못했다.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구조팀의 수색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건 당연했다. 언제 또 폭우가 쏟아질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컸다. 실종 초기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 50여명과 미국과 영국 등의 구조대원 40여명이 꾸려져 수색을 벌였지만, 13명의 생사는 불투명했다. 현지 구조 지휘자들이 “쁘라삐룬(인도 신화에 나오는 비를 관장하는 신 ‘바루나’의 현지 명칭)의 손에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다 6월 30일 비가 소강 상태에 들어가면서 수색 작업이 활발해졌다. 결국 실종 열흘째인 이달 2일 생존 사실이 확인됐다. 동굴 입구에서 5㎞가량 들어간 곳에 소년 12명과 코치가 모두 살아 있었던 것이다. 비상식량과 구급약이 공급됐고, 4일부터는 동굴 밖으로 빠져 나오기 위한 잠수 훈련도 시작됐다. 그리고 8일, 다국적 구조팀은 1차 구조 작전에 착수해 우선 소년 4명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튿날에도 4명이 동굴에서 나왔고, 10일 마침내 남은 5명도 추가 구조되면서 ‘13명 전원 생환’이라는 해피엔딩 드라마가 완성됐다. 태국 네이비실은 페이스북에 “이게 기적인지, 과학인지 얼떨떨하다”는 감격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들의 무사 귀환을 고대해 온 전 세계는 뜨겁게 환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12명의 소년과 코치를 동굴에서 성공적으로 구조한 태국 네이비실 대원들에게 미국을 대표해 축하를 건넨다”며 “너무나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밝혔다. 이날 구조 상황을 실시간 속보로 전하던 미 CNN방송은 동굴에 남은 최종 1인이었던 엑까뽄 코치도 구출되자 “임무 완료(Mission Complete)”라는 제목을 홈페이지에 크게 걸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모두에게 음식을 대접할 것”이라며 다국적 구조대원들을 위한 감사의 행사를 마련할 것임을 예고했다. 현지의 한 60대 남성은 영국 BBC 방송에 “영국 잠수사들이 소년들의 생존 사실을 확인해 주는 핵심 역할을 해 줬다. 월드컵 준결승전에 진출한 영국 축구팀을 응원할 것”이라면서 기쁨을 표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10일 오후 태국 탐루엉 동굴에서 구조된 소년들을 태운 구급차가 병원으로 가기 위해 치앙라이 군 기지를 출발하자 주민들이 기뻐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태국 네이비실은 동굴에 갇혀있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등 13명이 전원 구조됐다고 이날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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